사진=박지만 EG그룹 회장.
10일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 아무개 이지테크 분회장(50)이 자택 근처 야산 산책로에서 목을 맨 채 아내에 의해 발견됐다.
이지테크는 이지그룹 계열사로, 이지그룹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양 씨는 즉시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양 씨는 목을 매기 직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힘들어 도저히 못 버티겠다. 먼저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 씨의 승용차에서는 박지만 회장에게 노조 탄압 중단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박지만 이지그룹 회장은 기업가로서 최소한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조차 없는 사람” “진정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되어 주시오”라는 글과 함께 “조합원들은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양 씨는 지난 2006년 금속노조 이지테크지회(노동조합)를 설립한 이후 사측의 계속된 노조탄압으로 조합원이 모두 탈퇴했음에도, 노조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회사는 양 씨에게 감봉, 무기한 대기발령, 2차례 해고, 2차례 정직, CCTV 감시 및 책상 앞 대기명령 등 온갖 탄압을 자행했다고 금속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양 씨는 노조 탈퇴를 요구하는 사측의 탄압으로 인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수면 장애와 심리적 불안을 겪으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며 “이런 와중에도 양 씨는 포스코센터, 국회, 청와대 1인 시위, 광양제철소 주변 및 이지그룹 체육대회 등에서 ‘노조탄압 중단’ ‘사내하청노동자 정규직화’ 선전 등을 하며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포스코와 이지테크에 노동탄압 중단과 양 씨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