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사춘기, 여성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2012년 서울시 여고생 2,043명을 대상으로 ‘성 건강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고생 절반 정도가 생리통 때문에 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불편을 겪고 있으며 성 질환 고민이 있더라도 28.7%만이 산부인과 진료 및 상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응답을 보면 성 질환 관련 고민으로는 △냉, 대하(분비물) 등의 질염(45.4%) △성장이상(발육이상, 25.6%) 등의 고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생리통 정도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2.5%가 △약을 이틀 이상 먹거나 결석해야 할 정도로 심하거나 △약을 하루에 한 알 정도 복용하거나 일상생활에 장애를 느낄 정도의 생리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10대 여학생들은 부끄럽다는 이유로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다가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그 심각성이 통계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 한국 여성들의 평균 초경연령은 11.98세로 초등학교 3~4학년부터 변해가는 자신의 몸에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초경 및 성교육에 대해 학생들의 눈높이에 따른 교육을 시작해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 또한 초경을 시작한 10대 소녀들이라면 어머니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해 생리양상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어떤 때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한지’ ‘어떤 증상이 질환에 대한 증상인지’ 등 자궁건강관리에 필요한 교육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10대 소녀들이 여성 검진을 위해 스스로 산부인과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엄마가 함께 동행해 아이 건강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가 챙겨줘야 할 딸의 자궁건강, 시기 놓치면 불임, 자궁내막증 등으로 발전
아이들의 빨라진 초경시기와 함께 질풍노도의 사춘기도 빨라졌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아동기를 벗어나면서 신체적, 정서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호르몬 변화에 따라 생리불순, 부정 출혈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는데 이를 간과할 경우 불임, 자궁내막증 등의 자궁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증식기 단계의 자궁내막이 많은데 이것이 월경으로 배출되지 않아 계속적으로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받게 되어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의 질환으로 발전될 수 있다.
학생의 경우 성적과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와 피로 등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질염이 많은데 질염이 악화되면 다른 조직으로 염증이 옮겨가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성관계를 경험하기 전인 만 9~14세 여아를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2회 접종이 승인되면서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질병예방에 탁월한 방법이다.
강남베드로병원 조필제 원장은 “여성의 자궁 기능이 완성되어 아기를 완전하게 품을 수 있는 소중한 시기가 되기까지 성장기에 특별히 더 자궁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나이가 어리다고 질병에서 안전한 시대는 지나고 모든 연령에서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가 됐다”며 “극심한 생리통, 성교통, 요통에 노출되었을 때 누구나 겪는 것이라고 가볍게만 생각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6개월에 1번 이상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