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TV
[일요신문] 서울 내곡동 예비군 동원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는 불과 10초 만에 이뤄졌으며 현장에 있던 간부와 현역병은 미처 손을 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수사 결과 육군의 훈련 통제가 허술했다는 것이 대대적으로 드러났다.
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육군 중앙수사단장 이태명 대령은 14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10초 안에 (총기 난사)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기 난사 가해자인 최 아무개 씨(23)는 13일 오전 10시 37분께 사격장 1사로에서 표적지를 향해 1발을 발사한 다음 갑자기 뒤로 돌아 동료들에게 총을 난사했다. 동료 예비군들에게 7발을 난사한 최 씨는 9번째 총탄을 자신의 이마에 쏘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0초 만에 이뤄졌다.
한편 최 씨의 총기 난사가 시작되자 훈련 통제를 위해 사격장에 배치됐던 대위급 장교 2명과 현역병 조교 6명은 모두 사로 뒤에 있는 경사지로 몸을 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씨와 가장 가까이 있던 현역병은 무려 7m나 떨어진 곳에 있어서 미처 그를 제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씨가 쓰러져 총기 난사가 멎자 중앙통제관은 제일 먼저 사로에 쓰러진 4명의 부상자들에게 다가갔다. 중앙통제관은 1∼3사로 총기의 조정간을 ‘안전’으로 바꿔 격발되지 않도록 한 다음 사로 아래에서 대기 중이던 군의관과 의무병을 불러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구급차 5대가 도착한 시각은 11시 4분이었다. 부상자들은 이들 구급차에 실려 응급처치를 받으면서 병원으로 후송됐다.
중간수사 결과 발표 결과 육군의 훈련 통제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도 여실히 드러났다.
사건이 발생한 사격장에는 사로마다 총기의 전방 고정을 위한 안전 고리가 있었으나 소홀한 통제 탓에 최 씨는 자신의 총기를 고정하지 않았다.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예비군은 총기를 안전 고리에 채우도록 돼 있고 조교가 이를 확인해야 한다”며 최 씨의 경우 조교의 확인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시 사로에 배치된 예비군들은 모두 안전 고리에 총기를 고정한 상태였으나 최 씨만 총구를 옆이나 뒤로 겨눌 수 있었다.
최 씨가 사격장 사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던 점도 총기 난사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
최 씨는 마치 범행을 계획한 듯 입소 첫날과 사건 당일 조교와 동료 예비군들에게 1사로 배치를 요청했다. 1사로는 조교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고 동료 예비군들을 향해 총을 쏘기 쉬운 장소다.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특별히 정해진 순서 없이 예비군 20명을 한 줄로 세워 사로로 올려보냈다”며 “최 씨가 스스로 1사로에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