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사실 변신은 아니에요. 본래 내 성격에 맞는 캐릭터를 처음으로 맡았을 뿐이지요. 제가 원래 당당하면서 털털하고 또 쾌활한 성격이거든요. 도도함,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어요.”
결국 본인에게는 이번에 맡은 ‘춘향’이 가장 자신다운 캐릭터라는 얘기. 하지만 기존의 이미지에 익숙해있던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쉽게 받아들여질 리 없다. 그동안 여러 차례 취재 현장에서 그를 만났던 기자 역시 낯설게 느껴질 정도이니 말이다.
“하는 수 없이 망가지기로 했어요”라는 한채영은 “드라마 초반부에선 시청자들이 달라진 제 모습에 익숙해지도록 약간은 코믹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에요”라고 얘기한다. 달리고 싸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쌍코피 터지는 모습까지 선보일 계획. 최대한 귀엽게 망가지려고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한채영의 설명이다.
그의 변신은 곧 춘향의 변신이기도 한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순종녀’ ‘정절녀’로 여겨지던 춘향이 2005년 현대판으로 되살아나면서 얼짱 몸짱 공부짱에 싸움까지 짱인 다혈질 여성으로 변신했다.
이런 춘향의 변신에 대해 한채영은 “착한 여성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지금은 다소 다혈질에 단순 용감한 여성들이 진정한 착한 여성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물론 남자를 사귈 때 처음에는 남자 쪽에서 먼저 접근했어요. 내가 나름대로 인기가 많은 편이거든요. 그러다 사귀기 시작하면 좋아한다는 표현은 내가 더 많이 하는 편이에요. 나중에 생각하면 조금 손해 보는 듯할 정도로요.”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고교 졸업 직후 한국에 잠깐 나왔다가 연예계 관계자에게 발탁된 한채영의 첫사랑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다시 말해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비로소 첫사랑을 만났고 이후 또 한 번의 만남, 지금까지 두 남자를 사귀어 봤단다.
여자 연예인의 경우 연예계 데뷔 이후 만났던 남자에 대해서는 비밀을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당당히 밝힌 한채영은 오히려 “내 나이가 지금 스물네 살인데 남자와 교제 경험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요?”라고 되물으며 “물론 교제 당시에는 누가 물어봐도 대답은 안했지만 꼭 숨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데이트를 할 때도 몰래 숨어 다니는 편이 아니었어요”라고 말한다.
과연 그 두 명의 남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을 꺼린다. 다만 열애설로 시끄러웠던 원빈과는 같은 소속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오빠일 뿐 그 두 명에는 끼지 못한다고 정리를 하기도. 동료 연예인이었는지의 여부를 묻자 ‘일반인과 연예인을 사귀면 각각의 장점이 있을 것 같다’는 애매한 대답만 내놓을 뿐이다.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주제로 한 대화가 이어졌다. 우선 요즘 붐이 일고 있는 연예인 누드 열풍에 동참할 의사는 없냐고 묻자 “사무실에 몇 차례 제안이 들어왔다고 하던데 누드를 찍을 의사는 전혀 없어요”라며 자신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 <쾌걸 춘향>의 이도령으로 분한 재희(왼쪽)와 성춘향의 한채영. | ||
“제 몸매에 대한 관심과 칭찬이 기분 좋지만 오히려 은근히 부담이 돼요. 노출을 기대했던 분들이 실제 보신 뒤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나타내면 어쩌나 걱정이에요. 아마도 노출 관련 연기는 힘들 것 같아요.”
한채영의 연기 변신은 이효리와의 맞대결로 연결된다. 이효리의 연기 데뷔작인 SBS 드라마 <세잎 클로버>과 <쾌걸 춘향>이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기 때문이다.
“별다른 부담 없이 최선만 다하자는 각오로 임하고 있어요”라는 한채영은 “내게 꼭 맞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고 동갑내기로 친구가 된 재희와의 호흡도 잘 맞아 느낌이 좋아요”라며 살짝 자신감을 내보인다.
영화에서는 이미 몇 차례 주인공 역할을 소화해 냈지만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주연을, 그것도 타이틀롤을 맡은 한채영.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 한채영의 당찬 모습을 바라보며 2005년 새해, 이효리와의 진검승부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