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12년 8월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강기훈 씨.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강기훈 씨는 18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통해 입장을 내 “당시 수사 검사들과 검찰 조직은 제가 유서를 쓰지 않은 것을 알면서 진실을 왜곡했다”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 씨는 “법원은 지난 1991년과 1992년은 물론이고, 재심 후 2009년 검찰의 재항고 사건을 3년이나 방치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도 과거의 잘못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법원도 한 마디 사과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강 씨는 “저를 끝으로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라도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 씨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지난 14일 대법원이 ‘유서대필 사건’에 대해 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뒤 처음 나온 것이다. 현재 암 투병 중인 강 씨는 대법원 선고 당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강 씨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동료였던 김기설 씨가 지난 1991년 5월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했을 때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