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의 얘기에선 앞뒤가 안 맞는 대목이 자주 눈에 띈다. 특히 지난 해 군 입대를 시도했다는 얘기다.
“한국에 입국 금지된 문제로 우리 아이들에게 영향을 줘서는 안 될 것 같고, 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 7월에 한국 쪽 관계자에게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귀화해서 군대를 가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 군대 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말씀드리니, 주위 사람들이 결정을 잘했다고 다들 그러더라. 그런데 만 38세 제한이 80년대 태어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고, 저처럼 70년대 출생자들은 만 36세까지였다. 그렇게 무산됐다.”
이 얘기의 요지는 만 38세를 넘겨 더 이상 군에 입대를 할 수 없는 시점이 되자 바로 심경고백을 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그가 군에 입대하지 못하게 된 것은 만 38세가 된 지난해 12월 15일이 아닌(스티브 유는 76년 12월 15일 생이다.) 만 36세가 된 2012년 12월 15일이 된다. 따라서 군 입대 불가 시점이 지나고 5개월여 뒤에 의도적으로 심경고백을 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군 입대 불가 시점이 이미 2년 5개월이나 지났다는 것. 그런데 스티브 유는 또 이런 얘길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해서, 잘못은 제가 해놓고 마치 억울한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런 모든 것들이 저의 잘못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우치고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됐다.”
이 얘길 듣고 보면 지난해까진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할 정도로 억울한 마음이 더 컸다는 뜻이다. 이제야 억울한 마음보다 잘못을 깨우쳤으며 그래서 심경고백을 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얘기 가운데 하나는 거짓이 된다. 지난해 군 입대를 시도했다는 얘기가 거짓이거나 지금은 잘못을 깨우쳐 사죄하고 싶다는 얘기가 거짓이라는 뜻이 된다. 아니면 둘 다 거짓이거나. 만약 이 두 가지 얘기가 모두 거짓이 아닌 스티브 유의 진심이라면 그는 지난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죄할 뜻이 없고 잘못을 뉘우치기보단 억울한 마음이 더 큰 상황에서 군에 입대하려 했다는 뜻이 된다. 병역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수행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다. 이를 통해 국가와 가족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대한민국 군대는 그 신성한 의무를 다하며 국가를 지키는 소중한 공간이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미국인이 한국 연예계 컴백을 위해 억울한 마음을 품고 지나가는 관문은 절대 아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