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상해치사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또한 임 씨가 의붓딸인 A 양을 학대하도록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A 양의 친아버지 김 아무개 씨(39)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임 씨와 김 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성장기에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인 피해아동을 1년여에 걸쳐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해 부모로서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보호와 치료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피고인 임 씨는 자신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자녀 훈육을 핑계로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학대하는 방식으로 풀어, 피해아동이 꿈도 제대로 펼쳐 보지 못한 채 죽음에 이르게 된 점은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 임 씨는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이 또 다른 피해자인 A 양 언니(12)의 소행이라고 거짓 주장을 하고, 과도한 훈육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나쁘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버지 김 씨에 대해서도 “딸에 대한 부인의 학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방임해 중한 결과를 낳은 점으로 볼 때 친아버지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임 씨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3년 8월까지 1년여 간 의붓딸 A 양을 상습폭행하고 학대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8월 14일 A 양의 배 부위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뒤 복통을 호소하는 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이틀 후 장간막 파열에 따른 외상성 복막염으로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처음에는 A 양의 언니가 “동생을 때려 죽였다”고 진술해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하지만 추가 수사 과정에서 A 양의 언니는 공범이 아니라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임 씨가 A 양의 언니 역시 10여 차례 학대, 폭행하고 “동생을 때려 죽였다”고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을 하도록 강요했던 것이다. 심지어 임 씨는 A양의 언니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탁기에 가둬 돌리고, 성추행을 하거나 욕조에 가둬 물고문했다.
이에 따라 임 씨는 허위 진술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 4월 13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상습 학대’ 혐의를 추가했으나 ‘살인죄’는 적용하지 않았다. 앞서 피해아동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며 살인죄 적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 양뿐만 아니라 A양 언니도 학대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사건을 병합해 임 씨와 김 씨에게 징역 35년과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