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화성시 화장장 건립 저지’ 반대집회 <사진=서동철기자>
[일요신문] 화성시 화장장 반대 서수원 주민들 “경기도-정치인들, 나만 믿어라? 믿는 도끼에 발등만 찍혀”...경기도 “주민과 대화 계속할 것”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가 화성시 화장장((가칭)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건립에 대해 높이 2층 이하, 지상 도출 최소화 등을 조건부로 의결했다. 이로써 최근 화성시와 수원시간 갈등양상이었던 화성시 숙곡1리 화장장 건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서수원 반대주민들은 형식적인 민관협의회 운운하다 날치기식으로 안건을 상정했다며, 경기도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시계획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 ‘2016년 경기도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안’ 심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에 대해 전원 합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계획위원회는 “인근 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화성 함백산메모리얼파크를 국도 39선과 직접 연결하고, 성묘시기 등 성수기에 대비한 주차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조건부 안건을 설명했다.
이에 화성시 관계자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에 환영한다”며, “앞으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화성시는 “비과학적․비합리적 주장으로는 건강한 미래 만들 수 없다”며, 화성시 화장장 건립에 대한 호매실 주민들의 반대 주장에 반박성명을 내놓고, 지난 11일 경기연구원의 ‘화장시설 환경 영향분석 및 관리방안 연구’보고 결과를 토대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정해진 법적 허용치보다 적은 등 환경문제가 기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수원 주민의견 미수렴, 정서적 피해 주장과 관련해서는 우선 장사시설이 지방자치단체장이 설치해야하는 의무시설로 분쟁조정 대상이 아니며, ‘장사 등의 관한 법률’에 따라 중장기 수급계획을 수립하고 후보지 선정과정에 주민들의 적극 참여와 시민 대표가 포함된 건립추진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지를 선정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그동안 화성시의 제안을 받아 입안을 하면서 수원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민설명회개최, 민관협의회 운영, 과학적검증용역 시행 등 꾸준히 주민의견을 수렴 중이다”며, “변경안이 국토부에 올라가더라도 서수원주민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미혜 칠보산화장장건립저지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경기도가 민관협의회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심위에 변경안을 상정했다“며, ”당초 주민들이 원하던 공청회가 아닌 주민설명회개최로 실망을 주더니 결국 형식적인 민관협의회로 주민들에게 생색만 내다가 미리 정해진 안건을 심의하는 등 주민을 우롱한 것 아니냐. 처음부터 서수원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도가 보여주기식이나 명분만들기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미혜 공동대표는 “여야 정치인들도 서로 ‘네탓’ 공방에 책임 얘기만 할 뿐 우리 입장인 화성시 화장장 건립 반대를 대변하고 있지는 않다”며, “주민들 스스로 행정소송과 등교거부 등을 통해 화장장 건립계획 재검토를 촉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화성 공동형 종합장사시설은 매송면 숙곡1리 산 12의 5일대 36만 4000㎡에 건축 연면적 1만 3858㎡ 규모로 화장시설, 장례식장, 봉안시설, 자연장지 등의 건립을 목표로 예상 사업비 1200억여 원을 화성시, 부천시, 안산시, 시흥시, 광명시 등 5개 지자체가 분담해 이르면 2017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의 개발제한구역관리계획변경 사전심사를 마치고 경기도는 지난 20일과 22일 현장조사를 진행했으며,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 내용을 반영한 결과 등을 모아 오는 6월경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종 결정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하지만 화성시 화장장 건립을 두고 인근 서수원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선 경기도가 지역과 주민간의 갈등 해소를 위한 행정지도나 중재절차가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