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선배’ 유머를 따로 모아 폴더에 보관”
이후 수사 과정에서 검찰 역시 에스트레뉴 빌딩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빌딩주차장 차량등록현황을 통해 선거 당시 16층과 17층 일부 호수 및 21층 전체가 불법 선거사무소로 쓰인 사실을 확인했다. 포럼 측이 한 IT업체로부터 256개의 VPN(가상사설망) IP를 계약한 사실이나 별도의 뉴스어플리케이션을 만든 뒤 전문가를 초빙해 SNS 교육을 한 기록도 확보했다. 서강바른포럼 소속 SNS 요원들은 보수 성향의 논객리스트를 뽑아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특별히 눈에 띄는 항목은 “한 달이 안 되는 기간에 음료지원을 정기적으로 요청하고, 2012년 11월에는 1000개를 요구하고 있어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사무실에 출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대목이다. 당시 불법 사무실 규모를 충분히 짐작하고 남을 만한 내용이지만 결과적으로 포럼의 임원급 인사 4명이 처벌받는 것에 그쳤다.
당시 새누리당 공식 선대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은 이 같은 ‘비공식 캠프’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도 별다른 내색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고 있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도대체 어디서 SNS 활동을 하는지 안에서 불만이 많았다. 나중에야 가장 큰 덩어리로 움직인 게 에스트레뉴 쪽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도 “선거 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은 옳다고 본다. 박 후보 지지글을 단순히 퍼나르는 것이 무슨 큰 도움이 됐겠느냐. 저러다 자칫 잘못하면 선거 망치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포럼 쪽에서) 본인들 실적을 만들어 정치권에 줄을 대기 위해 활동하다 결과적으로 낭패를 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