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마사회
#스페이스포트(5세·수·31전0/6/2·박종률·우창구:77)=16일 토요경마 9경주 2위마. 주파기록과 전적만 보면 새삼 관심을 왜 갖는가 싶겠지만 14두가 출전한 경주에서 맨 후미에 있다가 총알추입을 했다. 라스트팔롱 타임은 12.0초였다. 시속으로 환산해보면 결승선 초반 속도가 시속 53.7km인데 반해 종반속도는 무려 59.0km였다. 직선주로 초반보다 종반에 속도가 더 높으면 힘이 남은 것으로 보는데 이 말은 한참 남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부담중량도 크게 늘어날 말이 아니라서 다음 경주는 한번 더 노림수를 던져도 될 말로 분석된다.
#무쇠(4세·수·14전3/1/2·구자선·서정하:58)=이 말은 데뷔초엔 잘 뛰었다. 그러다가 요배통에 걸려 고생하면서 한동안 바닥권을 헤맸다. 선행을 가도 직선에만 오면 힘을 못쓰는 상황이 반복됐고 성적도 계속 바닥을 쳤다. 그러다 질병에서 벗어나면서부터 성적이 호전되기 시작, 직전경주에서 3위를 했고 이번엔 우승까지 차지했다. 요배통이 재발하지만 않는다면 연투를 기대해도 무방할 것 같다.
#퀸허드슨(4세·암·10전2/1/1·김양호·임봉춘:38)=직전경주에서 센 편성에서 잘 뛰었고 주파기록도 좋았지만 전개상의 이점도 있었기 때문에 1회성 선전이 아닌가 싶었는데, 이번에 전개가 꼬였는데도 1위를 차지했다. 부마가 키트알파로 미스터프로스펙터의 자마다. 4세를 맞아 힘이 찬 것으로 보이므로 다음 경주 때도 너무 강한 상대만 만나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산있어 보인다. 중간에 따라가다 추입하는 스타일이고 거리 적성도 단거리형은 아니어서 중거리까지는 잘 적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가디언(4세·거·7전5/1/0·플래너스·최용구:79)=이번에 4연승째를 올렸다. 폭발적인 선두력과 대시 능력을 갖췄고 끈기까지 좋아 당분간은 선전을 기대해도 좋을 말이다. 특이한 점은 이번엔 빠른 말이 많아서 무리할 것으로 예상해 일부에선 의도적으로 부러뜨리기도 했지만 무리한 전개를 하고도 상대를 6마신이나 이겨버렸다. 선행 일변도로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약점이지만 선두력이 워낙 좋아 게이트만 잘 뽑는다면 웬만한 선행마는 제압할 수 있기 때문에 최상위군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클린업천하(4세·수·14전7/4/2·민형근·김효섭:127)=자타가 인정하는 과천벌 강자. 이번엔 59kg의 부담중량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전포인트였는데, 빠른 흐름을 따라잡고 수월하게 이겼다. 부담중량에 견뎌내는 힘이 검증됐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도 기대될 뿐만 아니라 성장기인 4세라 얼마나 뻗어갈지 사뭇 기대되는 말이다. 디디미의 자마라 부계 쪽의 거리적성은 길지 않지만 모계 쪽은 장거리도 가능하다.
#에이스천복(4세·거·11전4/2/3·정재훈·라이스:98)=직전경주 초반에 벌어진 거리 차이 때문에 막판에 맹렬하게 추격하고도 걸음을 남기고 석패했던 말인데, 이번엔 아예 작정이라도 한듯 조금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일찍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그 바람에 선행을 갔던 태권낭자는 종반에 무너졌지만 에이스천복은 상대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5마신차의 대승을 거두었다. 육중한 체격에 대시능력이 좋고 막판 버티는 힘까지 좋아 대성을 기대할 수 있는 말로 평가받고 있다. 주행습성이 자유롭고 장거리까지 뛸 수 있는 혈통이라 대형마로서의 자질은 일단 지닌 셈이다.
#볼드킹즈(3세·수·2전2/0/0·임용근·울즐리:80)=데뷔전에서는 외곽선입 후 순간 폭발력으로 힘이 남아있는 선행마들을 제압하더니 이번에는 거리가 1200미터로 늘어났는데도 좀더 빠르게 스피드를 올렸고 이후 마치 가속이 붙은 자동차처럼 쭉 밀어붙이며 여유승을 거뒀다. 특히 이번 경주가 두 번째 출전임을 감안하면 1:13.1의 기록과 막판 뒷심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하다. 혈통상 부계와 모계 모두 조숙형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 말은 흔치 않았다. 필자의 기억엔 터프윈과 미스터파크 같은 명마들의 성장세도 이보다 빠르진 않았다는 판단이다. 3세마라는 점이 이런 걸 가능하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말도 대성할 재목으로 보인다.
#로열빅토리(3세·수·8전2/1/1·이장호·김효섭:50)=주파기록은 크게 주목할 부분이 없지만 종반에 워낙 여력이 많았기 때문에 다음 경주에서도 꼭 주목할 마필로 꼽았다. 안쪽에 갇혀도 잘 따라가는 편이고 막판에 더 힘을 내는 스타일이라 국4군에 진출해도 너무 강한 상대만 만나지 않는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코리안더비 준우승마 트리플나인.
#트리플나인(3세·수·6전4/2/0·최병부·김영관:94)=코리안더비 준우승마. 지난 3월에도 막판 여력을 보이며 여유승을 거뒀는데 직전 4월 경주에서도 선입으로 폭발력을 보였다. 근소하게 이겼지만 내용면에선 압승이었다. 걸음이 그만큼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1600미터에 두 번 출전하고 더비(1800미터)에 대비했지만 거리감각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지금까지 뛰었던 것과는 판이하게 빠른 편성에서도 선입권에 달라붙었고 막판에 자신을 넘어간 대군황을 기어이 다시 이겨내는 근성도 보였다. 부계와 모계가 모두 장거리까지 잘 뛰었던 혈통이라 이 말도 대성할 자질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대군황(3세·수·7전5/1/0·김태성·박윤규:91)=이번 더비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말로 보인다. 초중반에 말한테 끌리면서 차분하게 운영하지 못했고, 경주 중에 말이 고개를 아예 돌리고 뛸 만큼 모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경주에 집중하지 못했다. 선행선입권에서 따라오다 4코너 부근에서 가장 먼저 대시를 했지만 막판에 덜미를 잡히고 4위에 그쳤다. 그렇지만 이 말이 보여준 능력은 우승한 영천에이스 못지 않았다는 평가다. 초반에 무리를 했고, 기수와 말과의 헛심공방이 있었던 데다 막판 스퍼트도 조금 빨랐기 때문이다. 거리보다는 모래를 맞고 따라가는 데 익숙해지는 것이 남은 숙제로 보인다.
#동방대로(3세·수·1전0/0/1·정광화·오문식:54)=이번 경주가 데뷔전이었는데 9번 게이트에서 외곽주행을 하고도 3위를 차지했다. 2007, 2008년도 미국 연도대표마를 지낸 컬린(Curlin)의 자마다. 외조부는 영국 아일랜드 2세 챔피언을 지낸 엘그랜세노(El Gran Senor)로 혈통상 배합도 좋은 편이다. 중반에 힘을 아끼는 바람에 다소 뒤로 처지기는 했지만 라스트가 워낙 좋아 다음 경주에선 2위 이내 입상까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