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사실을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전화가 쇄도했고 소 전 원장은 오전 내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소 전 원장은 특히 “인사검증 동의서도 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청와대가 신임 총리 후보자 인선 발표를 15분 연기한 것도 소 전 원장이 후임 법무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얘기를 들은 새누리당 내 일부 인사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소 전 원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대구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실력과 리더십을 두루 갖추긴 했지만 호남 출신에, 국가정보원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그동안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 후보 하마평에 여러 번 올랐어도 매번 쓴잔을 마셨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소 전 원장은 국정원 쪽과 사이가 좋지 않다. 김대중 정부 때 대검 연구관을 하다가 인수위원회에 갔고 거기서 바로 국정원에 파견됐는데 당시 이종찬 국정원장 법률보좌관을 하면서 대구·경북(TK) 등 영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쳐내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소 전 원장이 그 과정에서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는 몰라도 국정원은 그가 인사에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문제가 극복되지 않으면 사실상 앞으로도 요직에 등용되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 전 원장도 인사철마다 본인의 이름이 거론되는 걸 이제는 불편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소 전 원장의 한 지인은 “도대체 변죽만 울리다가 만 게 몇 번인지 모르겠다”며 “이번에도 실제로 인사검증 동의서를 받기 전 여론을 타진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또 다시 변죽을 울리는 것일 뿐인지 우리도 헷갈린다”고 말했다.
김근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