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음주측정을 거부했더라도 경찰이 임의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고지를 하지 않았다면 법적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된 강 아무개 씨(40)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 씨는 지난해 2월 김해시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정지신호를 받고 정차 중에 잠이 들었다. 이를 이상히 여긴 경찰이 임의동행 고지 없이 강 씨를 인근 경찰서 지구대로 데려갔다. 이후 강씨는 4차례에 걸쳐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임의동행의 적법한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강 씨가 인근 지구대에 도착할 때까지 경찰관들로부터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 받지 못한 사실을 고려할 때 (강 씨의 동행은) 사실상의 강제연행, 즉 불법체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강 씨에 대한 음주측정 요구가 임의동행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에는 임의동행 및 불법 체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