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튜피나
[일요신문]치솟는 임대료로 인해 상업성이 더욱 심화되어가는 홍대에서 그 옛날 홍대만의 낭만을 찾기란 이젠 힘들다고들 한다. 그렇다고 지금의 홍대가 90년대 초중반의 젊은 문화가 퇴색된 곳이라고만 봐야 할까? 비록 최근 패션브랜드와 대형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과거 90년대 낭만을 유지 중인 홍대맛집이 많이 있다.
그 중 라튜피나는 잃어버린 90년대의 낭만과 홍대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노력했다. 낮에는 라이브카페가 연상되는 느낌의 익스테리어가 눈길을 끌고 다소 럭셔리함과 거리가 먼 테이블과 의자는 오히려 소박하고 복고스러운 느낌을 줘서 색다르다.
밤이 되면 더욱 분위기 있는 장소로 변화하는 라튜피나는 조명과 인테리어 장식들로 인해 한층 풍부한 매력을 풍긴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장식들은 라튜피나를 방문한 손님들 사이를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고 인연을 이어가도록 자리를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런 공간을 재현한 홍대클럽이 아닌 홍대맛집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튜피나는 거품을 뺀 부담 없는 가격으로 고급 스테이크와 파스타, 피자, 샐러드 등을 제공하며, 일반음료와 맥주를 비롯해 고급 와인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음미하는 것이 가능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올해로 5년째에 접어든 라튜피나는 홍대를 찾는 젊은이들을 손님으로 맞이하기 위해 흔한 맛집의 틀을 벗어나고자 많은 아이디어를 내왔다고 한다. 맛집으로서 맛으로 승부하는 것은 물론, 홍대를 찾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만족을 주기 위해서는 그 이상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라튜피나를 비롯한 홍대맛집이 단순히 맛집에만 머물렀다면, 홍대를 찾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지 못해 맛집 그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의 홍대 모습도 소비자의 요구에 의해 변한만큼 상업화된 홍대의 중심부에서 홍대맛집들은 끊임없이 그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홍대를 찾는 사람들을 분석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의 홍대맛집으로서의 자리를 유지하고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은 과거로부터의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감성코드의 맛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홍대를 찾는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라튜피나를 통해 변해가고 있는 현재 홍대의 모습이 과거의 모습과 어떤 식으로 조화를 이루어가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지금의 홍대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