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SNS 관련 이슈에서도 퍼거슨 감독의 명언은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대중과 직접적이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SNS는 상당히 매력적인 창구다. 하지만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고 그 이슈의 확산 속도와 범위는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이란 점에서 위험도 안고 있다.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다.
# 김부선 ‘난방열사’
한 여배우를 질타해 논란이 된 김부선 SNS.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온도차가 있다. 이달 중순 김부선은 SNS에 자신이 출연하고 있던 종합편성채널 JTBC의 프로그램 <엄마가 보고 있다>에서 하차하게 된 이유를 상세하게 밝혔다. 김부선은 <엄마가 보고 있다> 제작진으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알리며 ‘잘린’ 이유가 녹화에 지각한 한 여배우 A를 공개적으로 질타했다가 돌아온 ‘불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누군지 충분히 짐작 가능케 기술하면서 논란을 지폈고 전후 사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제작진으로부터 부당한 처사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표현도 자극적이다.
실제로 김부선은 “JTBC 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당신들 계약할 때 약속은 다 거짓말입니까. 2주에 한 번 녹화한다고 부담 없이 함께하자고, 프로그램 폐지될 때까지 함께하자 약속하더니. 매주 불러내서 녹화시켰고 나는 단 한 번도 항의하거나 촬영에 늦거나 미팅에 빠지거나 스태프들에게 피해준 적 없습니다”며 “아쉬울 땐 감언이설로 유혹하고 수틀리면 가차 없이 내쫓는 거대방송 제작진 여러분 잘 먹고 잘 사십시오. 과잉 충성하는 당신들 거지입니다”라고 분노했다.
앞서 SNS를 통해 난방비 비리를 고발하고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시키며 활약했던 모습과는 정확히 대비되는 모습에 대중도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무리 SNS가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는 사적인 공간이라고 해도 김부선 같은 유명인의 경우 그 파급력을 고려치 않았다는 점에서 더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결국 경솔했다는 지적이 거세지자 그는 SNS를 통해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 고소영·배용준 등 뒤늦게 푹~
SNS가 논란의 근원지가 되지만 여전히 대중과의 매력적인 소통이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활동의 횟수가 적고 사생활 공개를 꺼리는 스타들까지 최근 SNS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은둔의 스타’로 꼽히던 배용준과 고소영이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배용준이 피앙세인 박수진과 함께한 모습(위 왼쪽)과 고소영의 일상 사진들.
배우 고소영은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고 활동을 시작했다. 장동건과 결혼하고 두 아이를 출산했다는 등의 근황만 간혹 알려질 뿐이었던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편과의 데이트 장면은 물론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에게 받은 카네이션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이다. 연예인 부부 가운데서도 ‘톱’으로 꼽히는 이들의 일상은 대중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고, 덕분에 고소영이 사진을 게재할 때마다 온라인에서 연일 화제를 더한다.
‘은둔의 스타’로 꼽히는 배용준도 최근 SNS의 매력에 빠졌다. 고소영과 마찬가지로 SNS 가운데서도 인스타그램의 계정을 만든 그는 결혼을 약속한 피앙세인 연기자 박수진과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공개해 시선을 모았다. 연기 활동은 물론 사생활 관리에 누구보다 철저해 베일에 가려지다시피 생활하던 배용준의 SNS 활동은, 그래서 더 파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지적을 불식시키려는 듯, SNS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좋은 예’로 꼽힌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다양한 종류의 SNS가 있지만 최근 스타들은 유독 인스타그램을 선호한다. SNS 세계에서 ‘헤비 유저’로 통하는 지드래곤을 비롯해 미스에이의 수지 등이 활용하는 SNS 역시 인스타그램이다.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스타그램의 월간 이용자는 3억 명을 돌파했다. SNS의 선두주자였던 트위터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인스타그램은 사진 게재에 최적화된 SNS로 통한다. 사진을 찍는 동시에 여러 종류의 필터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진을 변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른바 ‘실시간 포토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끼리끼리’ 모이기를 선호하는 연예인들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 일명 해시태그(#)를 붙여 올린 관심사나 사진은 관련어로 묶여 한 번에 검색이 가능하다. 친한 동료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다.
스타들이 SNS의 매력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대중의 반응을 무시하기 어려운 그들의 직업적인 특성과도 맥이 닿는다. 즉각적인 대중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들로서는 놓치기 어려운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근 활발한 SNS 활동을 벌이는 고소영과 배용준이 오랫동안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배경이 된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활동이 뜸한 스타들일수록 대중의 관심도를 확인하고 싶어 하기 마련”이라며 “대중과 접촉할 기회가 적은 스타에게 SNS는 분명 긍정적인 기회가 된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