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남편, 아들 대니얼과 함께.
대니얼은 2006년 9월 7일, 19살 어린 여동생 대니얼린이 생긴다. 그는 엄마와 대니얼린을 보기 위해 바하마의 수도 나소에 있는 닥터스 호스피털의 산부인과로 향했다. 동생이 태어난 지 이틀 된 9월 9일 토요일 밤 11시경이었다. 그는 회복 중인 엄마를 지키며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난 애나 니콜 스미스는 아들을 발견했고, 그녀는 대니얼이 잠이 든 상태라고 생각했다. 오전 6시 20분경이었다. 세 시간 정도 더 잠을 잔 스미스는 대니얼이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의자에 앉아 있는 걸 발견했다. 아무래도 이상하게 생각한 스미스는 대니얼을 깨우려 했지만 그 어떤 반응도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스미스는 침대에서 일어나 아들을 깨우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응급 상황으로 간호사를 호출한 건 오전 9시 38분. 20분가량 심폐 소생술이 이뤄졌지만 소용없었다. 2006년 9월 10일 일요일 오전 10시 4분. 의사는 대니얼 스미스의 사망 진단을 내렸다.
상황은 급박하게 진행되었다. 다음 날인 9월 11일 월요일, 바하마 경찰청 차장인 레지날드 퍼거슨은 대니얼 스미스가 병실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인 9월 12일 화요일, 병원장인 배리 래신 박사는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타임라인 브리핑을 했고 검시관인 린다 버질 박사는 “자연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인 9월 13일 수요일, 검시 당국의 브래들리 닐리 경감은 “의심스러운 죽음”이라며, 어머니인 애나 니콜 스미스를 비롯해 병원 스태프들과 대니얼이 이용한 항공사 직원 등 대니얼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증언을 해야 할 거라고 수사 의지를 밝혔다.
애나 니콜 스미스는 딸 대니얼린을 출산한 병원에서 아들 대니얼(원 안 왼쪽)을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아들 사망 5개월 후 자신도 세상을 떠났다. 로이터/뉴시스
검시 결과, 죽음의 원인은 약물이었다. 대니얼의 혈액에선 진통제인 메타돈과 우울증 치료제인 졸로프트와 렉사프로가 검출되었다. 웨트는 졸로프트가 메타돈의 분해와 신진 대사를 지연시켰다고 말했다. 메타돈은 심장의 리듬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의식을 잃게 만들거나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 이런 증상은 메타돈만으로도 생겨날 수 있지만, 졸로프트나 렉사프로 같은 항우울제가 있을 경우 더욱 촉진되는 경향이 있었다. 메타돈은 헤로인이나 모르핀 중독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이에 시릴 웨트는 대니얼이 그런 목적으로 이 약물을 사용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대니얼에게도 마약이나 약물 때문에 교화원에 가거나 병원 치료를 받은 기록은 없었다. 하지만 그가 처방전도 없이 어떻게 메타돈을 수중에 넣을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 이후 밝혀진 바에 의하면 대니얼은 엄마의 침실 서랍에서 몰래 약을 훔쳤다고. 하지만 그가 왜 약이 필요했는지, 정확히 어떤 병을 앓고 있었는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어머니의 병실에 늦은 밤에 찾아와 아침까지 의자에 앉아 지키다가, 어느 순간 의식을 잃고 심장이 멈춰 죽었다는 것. 이것이 대니얼 스미스라는 스무 살 청년의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이었다.
장례식에서 큰 슬픔에 빠진 애나는 자신도 관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고통을 드러냈고 울부짖었다. 스미스의 남편인 하워드 K. 스턴은 이후 “대니얼이 죽었을 때 스미스도 정신적으로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애나 니콜 스미스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지 5개월 만에 자신도 세상을 떠난다. 다음 주엔 그녀의 마지막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