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를 키우는 박 아무개 씨(30) 역시 “대구 팔공산 중턱에 친정 부모님이 살고 계셔서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왔다”며 “어린이집도 안 보내고 아이 둘과 집안에만 있기 답답했는데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도 메르스 원정을 떠났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집 근처에 대형 병원이 있는 엄마들은 공개되지 않은 확진환자 병원 정보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카페 이용자는 “시댁과 친정 양쪽에서 내려오라고 난리다. 나는 오히려 별 걱정 하지 않고 있었는데 양가 부모님이 오히려 손주 걱정에 전전긍긍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역시 “집 근처에 있는 병원에서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동네에 돌고 있다. 주말만이라도 파주에 있는 친정집에 피난 가 있을까 고민 중이다”고 불안한 마음을 전했다.
집에 남아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 역시 바깥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두 딸을 키우는 최 아무개 씨(28)는 “오랜만에 아이 둘 데리고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하다. 아이들도 친구도 못 만나고, 놀이터도 나가지 못하니 속상해한다”며 상황을 전했다.
돌잔치를 앞둔 엄마들은 더욱 속을 태우고 있다. 오는 14일 돌잔치를 앞둔 한 엄마는 “아무래도 참석자가 줄 것 같아 돌잔치 업체에 얘기해서 보증인원을 줄여뒀다. 아이 아빠는 아예 취소하라고 하지만 장소에 의상대여, 메이크업, 사진업체까지 취소하면 위약금도 만만치 않아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육아 커뮤니티에는 확진자가 방문했던 구체적인 장소까지 언급하며 “강남에 있는 ○○○에서 돌잔치 예정이신 분은 미루거나 취소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까지 오가는 상황이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