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인사로는 우원식 의원과 박우섭(인천 남구청장), 최인호(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 이주환(당무혁신국 차장), 이동학(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외부 인사로는 조 교수를 비롯해 최태욱(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채웅(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남지부장·호남 몫), 정춘숙(전 한국여성의 전화 상임대표), 임미애(경상북도 FTA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영남 몫) 등이 선정됐다.
김상곤 혁신위의 특징은 18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캠프에서 각각 역할을 맡았던 ‘조국·최태욱’ 교수를 각각 인선했다는 점과 재야파와 운동권 출신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의 중용이다. 친노(친노무현) 성향인 조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멘토단에 참여했으며, 최 교수는 안철수 캠프의 정치혁신포함에서 활동했다. 친노와 비노(비노무현)의 핵심에서 한 명씩 차출하며 탕평 인사를 꾀한 셈이다.
조 교수는 그간 당 혁신 방안으로 ▲호남 현역 의원 40% 이상 교체 ▲도덕적·법적 하자 있는 인사 총선 불출마 ▲4선 이상 중진 의원급 용퇴 등 ‘고강도 혁신안’을 주장했다. 최 교수는 구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통합 기구인 ‘새정치비전위원회’에 참여해 ‘혁신안’을 구상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조국 카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새정치연합에 애정을 강하게 가지고 있고 당의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내주실 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 교수의 혁신안 각론과 관련해선 “개인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혁신위에서는 나름의 기준과 절차에 따라 논의하고 의견을 모아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조 교수는 “자신의 말에 조금이나마 책임을 지는 것이 식자의 도리라고 생각해 혁신위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내년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몸 낮추기’에 나섰다. 일각에선 ‘혁신 아이콘’인 두 사람이 혁신안 마련 과정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국 vs 김상곤’ 구도가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재야파와 운동권 86그룹의 부상도 눈에 띈다. 내부인사인 우원식 의원과 박우섭 구청장은 고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정파그룹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이다. 문재인 대표와도 가까운 사이다. 우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총무본부장을 맡았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최인호 위원장은 친노계로 분류된다. 사실상 범친노가 당을 장악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부 인사인 ‘정채웅·임미애’ 등은 대표적인 ‘86그룹’이다.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매파(강경파)를 전진 배치하자 노선과 이념투쟁의 신호탄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 한 관계자는 “김상곤호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계파 패권주의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당을 대대적인 혁신으로 이끌겠다는 시그널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노계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주선 의원은 “친노 쪽과 생각을 같이하는 그룹을 중심으로 구성된 상황”이라며 “친노 패권주의 청산 없이 제대로 된 혁신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고, 다른 관계자는 “범주류 혁신위가 아니냐”라고 힐난했다. 100일간의 항해를 떠나는 김상곤 혁신위의 앞날에 지뢰밭이 산적한 셈이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