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농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들도 전국에 있다. 이들은 농사를 짓는 노하우보다는 유통, 홍보 등의 강점을 살려 마을 어르신들의 사업을 돕거나, 개인 사업으로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2030세대의 젊은 사람들이 식당, 게스트하우스를 차리거나 아예 특화작물에 승부수를 던져 귀농을 하는 사례가 많다. 제주도로 향하는 한 해 귀촌인구 중 2030 세대가 전체의 4분의 1가량이다.
25세에 경북 청송으로 귀농해 산나물을 키우고 있는 장경미 씨(여·28)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어르신들과 함께 자연을 바라보고 산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다. 하지만 또래 친구를 사귀기 어려워 외로운 것도 사실”이라며 “가족들이 있기에 귀농이 비교적 수월했다. 연고도 없이 막연하게 도시 생활에 지쳐 귀농·귀촌을 택하는 건 무모한 발상이다. 어떻게 돈을 벌어 생계를 이어갈 건지 발품 팔아 찾고, 직접 내려가 지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다.
채 교수는 “젊은 사람들의 귀농·귀촌이 느는 이유는 ‘우리 부모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취업도 힘든데 이 좁은 문을 통과해도 별로 비전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젊은 세대의 귀촌 현상을 설명했다. 전국귀농운동본부 관계자는 “20대 청년들의 관심이 늘고 있지만 막연한 환상을 갖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왜 내가 귀농하고 싶은지, 어떤 삶의 모습을 이뤄갈 것인지 등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