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1] 왜 시골에 사는가? 의미부터 고민하라
막연하게 ‘한적한 삶을 살고 싶어서’라는 생각을 갖고 시골로 내려왔다가는 언젠가 벽에 부딪치고 만다. 농사로 한 해 수억 원을 벌어들이는, 소위 ‘성공한 귀농인’들 중에도 뒤늦게 ‘내가 왜 귀농해서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나’ 하고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명확한 목표설정과 이유 찾기가 귀농·귀촌의 첫걸음이다.
[2]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라
가족 구성원의 동의 없이는 성공적인 귀농·귀촌이 어렵다. 특히 농촌은 여성들의 노동력이 절대적이다. 배우자가 동의하지 않아 혼자만 낙향하는 ‘귀촌 기러기’들은 농사는 농사대로 제대로 못 짓고, 가족 간의 관계도 틀어지고, 본인의 정서적 안정까지 놓쳐버릴 수 있다. 자녀가 농촌살이를 싫어한다면 귀촌 전에 농촌체험학교 등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3]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히 정하라
시골에 내려간다고 해서 밥벌이를 안 하고 살 수는 없다. 무턱대고 대규모 땅을 사서 농사를 시작하기보다는 일단 1년 정도 마을에서 일을 도우며 생활하다가 어떤 일을 하며 밥벌이를 할지 정하는 게 좋다. 어떤 땅이 농사짓기 좋은지, 어떤 작물이 잘 되는지는 지역에 1년 동안 지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캠핑장, 체험장 등 귀촌인이 할 수 있는 것도 이미 ‘레드오션’이 된 경우가 많다.
[4]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부하라
2~3개월짜리 교육코스만 듣고 귀촌을 결심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일인데 두세 달 교육으로 덤벼드는 건 무모하다. 준비기간을 충분히 갖고 살 지역을 물색하고, 지역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는 게 좋다. 집성촌은 마을 공동체가 공고해 텃세를 겪게 될 수 있다.
[5]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라
초기 정착자금은 1억 5000만 원 정도 들고 시작하는 게 좋다.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돈벌이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면 초기 3년의 생활비는 비축해두고 시작해야 한다. 또 어떤 작물을 지을 것인지 정해졌다면 어느 정도 규모로 할지, 부부가 둘이 지을 수 있는 적정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억대 연봉 농부’를 꿈꾸며 무작정 농사 규모를 키웠다간 빚더미에 앉게 된다.
[6] 시골의 문화를 이해하라
귀촌은 ‘사회적 이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민을 할 때 그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건 필수이듯, 농촌 사회의 생활방식을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밭 한 뙈기에도 그 지역의 내력이 담겨있다. 대를 이어서 만들어둔 규범을 무시하면 필패한다.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지역에 융화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훨씬 많다. 마을 사람들과 가능한 많이 대화하며 생활하는 것 외엔 답이 없다.
[7] 지원제도를 충분히 활용하라
각 지역마다 특산작물 육성에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가능하면 지역의 특산 작물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또 귀농·귀촌인들에게 초기 정착금을 주거나, 매우 저리로 초기 투자비용을 빌려주는 제도도 있다. 생각보다 세세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으니 충분히 공부해서 활용하는 게 현명하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