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1호선 나주혁신도시~광주 간 도로에 붙은 현수막.
주민들은 빛가람 혁신도시 경계에 공군 나주 비상활주로 관리 파견대의 항공 유류(JP-8) 저장고가 위치해 있어 자칫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문제의 저장고와 500여m 떨어진 혁신도시에는 한전 본사 사옥이 위치하고 불과 100여m 거리에는 954세대와 1478세대의 공동주택이 건설 중이어서 안전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력 직원들도 폭탄과 항공유 저장고가 혁신도시에 자리한 한국전력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혁신도시와 맞닿은 곳에 고성능 항공유 저장고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며 “나주혁신도시 발전과 안전한 근무환경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비상활주로가 이전, 저장고가 폐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군부대 측의 입장은 다르다. 공군부대의 한 관계자는 “비상활주로 관리 파견대가 근무하는 곳에 항공기 격납고(이글루)가 있다. 그러나 이는 개인 화기와 물자들을 넣어 두는 곳으로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폭탄 저장고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유류 탱크에도 현재 항공기유는 전혀 없고 휘발유 3드럼과 경유 10드럼만 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폭탄저장소’ 실체를 두고 양 측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논란의 배경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들이 비상활주로 관리 파견대 ‘저장소 위험성’을 부각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산포 비상활주로 폐쇄’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성동격서(聲東擊西)’식이다.
문제의 활주로는 지난 1979년 당시 유사시 군 전투기 이착륙용으로 국도 1호선 구간에 총 연장 2.4㎞, 폭 45m 규모로 준공됐다. 하지만 지난 1996년 우회도로 건설로 1999년부터 도로 용도가 폐지된 이후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국토부가 비상 활주로를 포장한 후 국방부에 소유권을 이관하려 하자 활주로의 국방부 영구 시설화를 우려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결국 ‘폭탄저장소’ 논란은 비상활주로 폐쇄 문제에 대한 ‘전조’인 셈이다. 주민과 공군부대의 ‘싸움’은 이제부터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