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매각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투기자본으로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노조는 “매각절차 확인을 위해 수차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테스코와 홈플러스는 ‘사실무근’ 또는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는 등으로 공식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각에 대한 언론보도, 현장제보, 업계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비밀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 측은 “본사의 불가피한 상황으로 홈플러스를 매각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매각을 한다면 한국 홈플러스 임직원에게 상황에 대해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상식이고 도리”라며 “홈플러스는 대형유통업계 2위 업체로 임직원이 2만 5000여 명, 협력업체 2000여 개와 수만 명 직원의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수백만 한국소비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대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매각과정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홈플러스 경영진도 본사의 비밀매각에 대해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 경영진은 테스코 이익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임직원을 대표하며 한국소비자의 이익과 편의를 대변해야 한다”며 “홈플러스 경영진이 테스코 본사의 비밀매각추진을 정말 모른다면 무능력한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체 한다면 무책임한 태도”라고 전했다.
출처=홈플러스 노동조합 홈페이지
특히 노조는 분할 매각이나 사모펀드 등 투기자본으로의 매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 측은 “홈플러스 유력한 인수주체로 거론되는 업체는 KKR, MBK 등 사모펀드들이다. 사모펀드는 기업의 유지와 지속성장보다 투자자의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이나 분할매각,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재매각을 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거나, 기업의 존립과 지속성장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노조는 “테스코는 매각 이전에 불법적인 경영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을 진행하고, 매각과정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테스코 자본의 일방적 매각에 반대하는 모든 노동자의 요구를 수렴하고 힘을 하나로 모아서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