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판자촌. 사진제공=서울 강남구.
[일요신문]서울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오는 30일까지 지난 30여 년간 무허가 판자촌이던 개포동 영동2교 주변에 대한 대대적인 환경정비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정비지역은 개포로 15길 7지역으로 면적 266㎡의 시유지로 약 30년 전 오갈 데 없던 주민들이 목재와 비닐, 천 등을 엮어 7세대 창고 2동의 판잣집을 만들어 살던 곳으로 강남구에서 가장 낙후되고 취약한 곳이기도 하다.
구는 지난 2월 27일 무허가 판자촌 전담부서인 ‘도시선진화담당관’을 신설하고 주택가 중심에 위치해 대표적인 도심 속 흉물이던 이 지역 정비에 나서 출범 4개월 만에 판자촌 일부지역을 완전히 정비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정비 과정을 보면 개포로 15길 7지역의 잔여세대는 임대주택 이주를 완강히 거부해 이해와 설득 등 정비 과정이 반복되길 여러 차례 돼 애를 먹기도 했는데 꾸준히 현장을 찾아 면담을 실시했다.
중증 환자이며 정신적으로 미약한 상태인 이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현장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맞춤형 복지를 도입해 후원자를 발굴하고 동일 지역 생활권인 개포4동 다가구주택(임대주택) 이주를 위해 노력해 왔다.
또 LH 공사 전세 임대제도 보증금과 후원금(자기부담금)을 연계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 환자인 이들을 위한 지역 내 ‘종합사회복지관’과 연결해 이주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 지원할 예정이다.
이달 말 모든 세대의 이주를 완료하고 철거공사를 진행해 정비가 완료되면 이 자리는 7월 중에 꽃단지를 만들어 쾌적한 환경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30여 년간 영동2교 주변을 차지하고 있던 무허가 판자촌은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 주택가 내 무허가 판자촌 정비는 후원자 연계와 설득을 통해 이주시킨 사례로 도시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보상비가 지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낸 결과물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이로 인한 예산절감과 도시미관 개선 효과는 물론 판자촌 주민에게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자립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