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전 대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2년 치러진 총선에서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당을 진두지휘했던 영등포구 을에서 신경민 의원에게 패하며 국회를 떠났다. 야당은 사무총장인 권 전 대사가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된 배후라고 지목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던 권 전 대사는 사무총장이라는 날개까지 달았던 것으로 보였지만 이 같은 의혹 때문인지 신인의 도전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 같은 징크스가 계속되자 수도권 의원들이 사무총장 자리를 피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안정적인 영·호남이 아닌 피 말리는 접전이 벌어지는 수도권에서는 그 누구도 자신의 지역구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무총장 물망에 올랐던 정두언 의원도 사무총장 자리에 큰 관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는 이야기가 있다. 지역구가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쉽지 않은 지역이라 지역구 관리에 전념할것으로 보여 사무총장 자리를 맡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많이 치러본 경험이 있는 한 보좌관은 사무총장 자리가 자신의 선거에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잔혹사’가 징크스가 아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 보좌관은 “사무총장 하면 안 좋은 이야기는 다 나오고 반대편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쉽다. 지역구에서는 지역에는 얼굴 안 비춘다고 욕먹는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당선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수도권 3선이라는 반듯한 얼굴의 사무총장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