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심에는 한명숙 대표를 정점으로 당시 민주통합당 총선기획단장과 전략홍보본부장을 각각 맡은 이미경(범친노)·우상호(486그룹) 의원 등이 포진했다. 당시 수도권 한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한 한 인사의 증언은 충격적이었다. 이 관계자의 첫 마디는 “민주통합 총선 공천 여론조사에 조작 의혹이 있다”는 것. 곧이어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가 전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당시 특정 그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는 ‘단수 공천’이 된 점, 다른 하나는 ▲모바일투표 샘플 조작으로 특정 계파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첫 번째 의혹의 핵심인 ‘특정 그룹’은 당시 활발히 활동한 ‘진보개혁모임’이다. 이 의원을 비롯해 ‘원혜영(경기 부천)·유인태(서울 도봉을)·이인영(서울 구로갑)·우상호(서울 서대문갑)·임종석(서울 성동을)’ 등이 주축이다. 이 중 원혜영·유인태 의원은 범친노는 물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도 가깝다. 우 의원 등은 대표적인 486그룹이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호의 당직 인선 분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특히 진보개혁모임 소속 의원 중 일부는 당시 국민선거인단 모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당시 확인한 바로는 수도권 지역 8곳에서 국민선거인단을 모집하지 않거나 적어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100만 명의 시민 참여로 누가 최종 후보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단수공천 사실을 알지 않은 이상, 객관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표본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민주통합당 총선 공천 여론조사를 한 A업체가 ‘패널’(여론조사 응답을 사전에 동의받은 휴대전화 소지자)을 활용했다고 전해 들었다. 신뢰도에 의문이 있다”며 “당시 총선기획단장과 전략홍보본부장에게 패널 공개를 요구했지만, 그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4·11 총선을 한 달여 앞둔 2012년 3월 9일 공천에서 낙천한 비노인사들은 ‘국민경선쟁취 민주연대’를 만든 뒤 한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모임은 ▲정두환(서울 금천) ▲양홍관(경기 남양주갑) ▲이성호(서울 종로) ▲이순희(서울 강북갑) ▲이재식(서울 은평갑) ▲박채순(서울 노원을) ▲박광직(경기 화성을) 등이 주도했다.
돈으로 얼룩진 모바일투표의 민낯도 드러났다. 친노계 한 인사는 “모바일투표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모바일투표는 사실상 조직동원 선거”라며 “실체 여부는 모르겠지만, 지역에선 100명에 500만 원, 300명에 1000만 원 등의 말도 나왔다. 우스갯소리로 3억 원 공천, 그 이하는 낙천이라는 얘기가 횡행했다”고 고백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