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총장의 비리를 규탄하는 상지대학생들의 시위 모습.
이에 대해 홍 씨는 지난 5월 중순쯤 상지학원 이사장의 면담 요청이 있어 이사장실을 방문한 것을 상지학원이 이를 빌미로 고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문기 총장 취임을 둘러싼 학교재단과 홍 씨의 다툼은 이색적이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고등학교를 소유한 거대한 학교 법인이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모두 7건이나 된다. 이중 4건은 혐의 없음 처분을 받거나 기각됐다.
상지대학교 졸업생인 홍 씨는 김문기 씨가 상지대학교총장으로 임명될 조짐이 보이자 지난해 9월 ‘가자 북의 낙원으로’ 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부제는 ‘기록으로 보는 김문기 비리역사’였다. 사학비리의 상징으로 알려진 김문기 전 이사장의 비리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라는 것이 홍 씨의 주장이다.
홍 씨는 이 책에 대해 “김문기 씨가 1972년 원주대학을 운영하는 청암학원 임시이사 선임 후 부정입학과 공금횡령 혐의로 1993년 구속될 때까지 상지대학교 역사 가운데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정비리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상지학원은 출판금지가처분소송과 함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종결했다.
공익 목적이 아닌 개인을 음해, 모략, 비방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자의 출판금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김 총장을 부정비리 인사로 묘사한 책의 저자 홍석진 씨 또한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법적책임을 물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에도 상지학원은 이사회 회의장 무단침입으로 인한 업무방해, 동악관 침입과 현관문 잠금 등으로 홍 씨를 형사고발해 현재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씨는 “현장에 가지도 않았는데 학교직원들이 증거사진을 조작해 고발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들을 하고 있다”며 “무고죄로 고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상지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하위그룹에 포함돼 2단계 평가를 앞두고 있다. 교육부가 김문기 총장 해임을 요구했지만 정직2개월 처분에 그쳤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감사조치 미 이행에 따른 법률검토를 거쳐 상지학원이사회에 계고장을 보내는 등 임시이사 선임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석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