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인의 날’ 행사에 등장한 류현진.
1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인의 날은 이전의 두 차례 있었던 한국인의 날 행사와는 달리 친한 후배와 함께 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바로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그 행사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행사를 앞두고 오랜만에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인의 날이다 보니 이날 따라 유난히 많은 한국 취재진이 경기장을 찾았고, 류현진의 등장에 다저스 더그아웃 앞에 취재진이 가득 몰려들었다. “컨디션이 괜찮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류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윽고 경기 전 ‘미니 콘서트’를 위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YB밴드’의 윤도현을 찾아가 악수를 나눴다.
추신수와의 만남은 한국관광공사의 행사 때 이뤄졌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겸한 행사에서 두 선후배는 진한 포옹으로 오랜만의 재회를 반가워했다. 추신수는 ‘수술한 데는 괜찮냐’며 류현진의 안부를 물었고, 류현진은 ‘괜찮다. 형수도 왔어?’라고 물었다는 게 행사 후 추신수가 전한 내용이다.
오랜만에 재회한 추신수와 반가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류현진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오후 4시경 출근,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오후 6시까지 개인 훈련을 마친 다음 상황에 따라 경기를 지켜보거나 아니면 곧장 퇴근하는 일상들을 반복하고 있었다. 기자와 클럽하우스에서 따로 만난 류현진은 현재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좋다”고 했고, 수술한 왼팔을 들어 올리며 아무 문제가 없음을 직접 보여줬다.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류현진이 희망을 갖는 것은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수술을 결정하기 직전까지 수술을 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던 그로선 지금의 회복 상태가 상당히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몸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붙이고 있다는 얘기를 전했다.
류현진은 수술하기 전, 그리고 수술 직후 기자들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다. 언론을 통해 ‘데드암’이라는 둥, 있지도 않은 병명이 기사화된 부분과 주치의 병원에서 어깨수술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이 국내 매체에 의해 촬영된 일 때문이다. 당시 류현진의 모습은 휠체어를 타고 슬리퍼를 신은 상태였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태드 여 씨는 “선수의 심리적인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취재 경쟁이 벌어져 심히 안타까웠다”는 말로 불편한 심경을 대신 전했다.
태드 여 씨는 류현진의 빠른 회복 속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시즌이 끝나기 전에는 가벼운 캐치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류현진도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