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구 진보신당 ‘후원당원제’ 불법 맞다…벌금형 확정

[일요신문] 구 진보신당(현재 노동당)이 ‘후원당원’ 제도를 이용해 노동조합으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행위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4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옛 진보신당 전 사무총장 이 아무개 씨와 전 살림실장 김 아무개 씨 등에 각각 벌금 500만 원과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이들에게 불법 후원금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브로드밴드 노조위원장, LIG손해보험 노조부위원장,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대외협력실장 등 노조 간부 8명도 각각 벌금 70~300만 원이 선고됐다. 

이 전 사무총장은 김 전 실장과 함께 2009년 12월 후원당원으로 가입돼 있는 기업노조 조합원들을 상대로 1억 7000여만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민주노동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004년 3월부터 시행된 정치자금법에서 세액공제 제도가 도입되자 민주노총 조합원이 민주노동당에 직접 후원금을 기부하고 연말 세액공제를 받는 ‘세액공제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2006년 3월 정당후원회 제도가 폐지돼 개인으로부터 직접 후원금을 기부받을 수 없자 같은해 7월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을 만들고 후원금을 모금했다.

2008년 3월 민주노동당에서 분당한 진보신당도 ‘후원당원 세액공제사업’을 도입해 개별 노조를 대상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

1·2심 재판부는 “후원당원은 재정적 후원만 목적으로 하고 있고 선거권과 피선거권 등 정당에 대한 권리·의무가 없어 정당법상 당원으로 볼 수 없다”며 “법에서 정하지 않은 형태로 정당에 돈을 기부한 것”이라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김임수 기자 im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