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일요신문]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법 개정안의 중재안을 마련하면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에게도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장관은 이 사실을 부인하면서 상황은 의문스럽게 돌아가고 있다.
24일 정 의장은 국회에서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법 개정안 중재안을 마련할 당시 정종섭 장관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앞서 정 장관은 정 의장이 조언을 구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 사안은 진실 게임 양상으로 흐른 바 있다. 정 장관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무위원이 어떻게 자문을 할 수 있겠냐”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 의장은 “정 장관이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질문에 “그럴 리가 있나. 내가 분명히 전화로 ‘요청’에 대해 물어봤다”고 강조했다. 국회법 개정안의 문구 초안에는 국회가 정부 시행령에 대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어 ‘강제성’ 논란이 인 바 있다. 이후 정 의장의 중재안에서는 ‘요구’ 문구가 ‘요청’으로 수정됐다.
다만 정 의장은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 정 장관에게 조언을 구한 것은 맞지만 중재안 자체는 자신의 아이디어라는 점을 설명했다.
한편 정 의장의 중재안은 여야 합의를 거쳐 지난 15일 정부로 이송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위헌’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만을 표시하는 상황이다. 만약 국무위원인 정 장관이 중재안에 조언을 하고 ‘요청’ 문구를 찬성했다면 청와대로서는 곤란한 입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