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오랜 칩거 생활을 끝내고 지난해 가요계 복귀를 꿈꿔왔던 계은숙은 2억 대 스포츠카 사기 사건에 휘말려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엔 마약 혐의까지 받으며 재기 불능 상태가 됐다. 계은숙 측근들은 그녀가 컴백을 시도할 때마다 불미스런 일이 터지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원조 한류스타’로 승승장구했던 계은숙의 기구한 인생유전을 되돌아봤다.
가수 계은숙.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지난 6월 25일 가수 계은숙에게 필로폰 투약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계은숙은 최근까지 자신의 주거지 등에서 3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7년에 이어 또 다시 같은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된 셈이다.
계은숙은 현재 또 다른 사기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계은숙과 그의 지인들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수입차 매장에서 ‘제주의 한 호텔에서 출연료 2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연 계약서를 보여주고 시가 2억 대 포르셰 파나메라 4S 스포츠카를 넘겨 받았다.
하지만 계은숙 측이 리스 차량을 넘겨받을 당시 보여준 계약서는 가짜였다. 이들은 곧바로 리스 차량을 담보로 사채 5000만 원을 빌리는가 하면, 리스 차량에 대한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캐피탈 업체로부터 고소당했다.
당시 계은숙은 “시승할 때 이외에 차량을 보지도 못했다. 사채업자에게 차를 담보로 넘길 때도 3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를 믿고 사인을 한 것”이라면서 실질적 주범으로 김 아무개 씨를 지목했다.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5촌 친척 관계라는 점에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KBS 방송 캡처.
계은숙은 작년 9월 경 신곡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불현듯 사기 사건에 연루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최근 이 사건에 대한 재판 심리가 모두 끝나면서 다시 재기를 하려는 찰나, 또 다른 불미스런 사건이 터진 것이라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계은숙과 가까운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계은숙이 이번에 앨범 발표 이후 일본 활동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 대사관을 드나들면서 (과거 범죄로 인한) 벌금이나 세금 문제 등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경찰이 다른 사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계은숙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최근에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나오는데, 아마 몇 년 전 이야기를 이번에 시인해버린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계은숙이 귀국한 뒤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어했다. 어머니가 건강이 안 좋았고, 최근 갖고 있던 건물도 사기 비슷하게 헐값에 넘겼다”라며 “지난해 계은숙이 현재 소속된 곳과 마찰을 빚어 계약을 해지하려고 주변에 도움을 구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계은숙의 현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이 같은 이야기에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계은숙은 오는 2018년까지 우리 쪽과 계약이 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아직 전후사정이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곧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작년에 앨범 녹음을 다 마치고 추석 이후 활동을 재개하려는 찰나에 포르쉐 사기 건이 터졌다. 이번에도 재판 심리가 6월 중순에 완료돼 다시 재개를 준비하던 상황이었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계은숙은 지난해 한 방송에 출연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못한 고통에 일본으로 도피했다”는 사연을 밝힌 바 있다. 계은숙이 1985년에 발표한 일본 데뷔곡 ‘오사카의 황혼’은 그 사연을 담은 곡이다. 이후 그는 1992년 3살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했다 1998년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
앞서 계은숙의 지인은 “이혼 이후 줄곧 혼자 지내며 구순이 넘는 어머니를 모셨다. 이번에 마약 사건까지 터지면서 영영 복귀가 어렵게 돼버린 것 같다. 잘못한 일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