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 지명 이후 검찰 안팎에선 김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김 총장의 지휘를 받던 후배가 오히려 김 총장과 검찰을 지휘하게 되는 법무장관 후보에 지명된 이상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는 논리였다. 특히 2년이란 검찰총장 임기제 사수가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닌 만큼 임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실제로 첫 번째 임기제 총장이었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검찰총장 재직 시절 임기 내내 공안정국 조성에 앞장서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총장을 마친 뒤 곧바로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했다. 세 번째로 임기를 채운 김도언 전 총장은 물러난 지 나흘 만에 민자당 지구당 조직책을 맡았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의 한 측근은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임기를 못 채우고 나간 검찰총장들이 많이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따라서 김 총장은 자신이 임기를 채우는 게 검찰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고위 관계자는 “김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이상하게 검찰 출신 외부 인사들이 많이 주장하고 있다”며 “결국 김 총장을 흔들어 판을 키워보겠다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 의도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고위 관계자도 김 총장이 묵묵히 남은 6개월을 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지금도 김 총장이 실권이 없는 것에 대해 가끔 짜증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후보자 지명 후 김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도 화를 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아마도 자존심이 매우 강한 사람이라서 6개월이 마치 6년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