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호텔신라 서울면세점 사업 후보지 용산 아이파크몰. 오른쪽은 신동빈 롯데 회장과 롯데 서울면세점 사업 후보지 동대문 피트인.
지난 2012년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서울의 남산과 남대문, 명동, 면세점 주변 지역은 극심한 교통정체와 관광버스 불법주정차 등으로 각종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단체 패키지 관광으로 한국을 찾아, 관광버스를 통해 이동하지만 이를 수용할 주차공간 등 제반시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관광객을 위한 버스가 평일 200여 대, 주말 300여 대에 달한다. 하지만 롯데면세점 소공점 주차장에 한 번에 댈 수 있는 대형버스 수는 15대 정도다. 따라서 최대 2시간 머무는 것을 전제로 하루 5~6번 자리바꿈을 한다고 가정할 때 최대 수용능력은 75~90대에 불과하다. 때문에 롯데면세점 소공점 주변 명동은 늘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관광버스로 넘쳐나고, 이로 인해 교통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소공동과 명동 일대의 관광버스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월평균 152건에 달한다. 지난해 월평균 76건(총 912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광화문 부근 동화면세점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교통 혼잡비용이 연간 10조 원에 육박하고, 이중 약 6~7조 원이 도심권 교통 혼잡비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발간한 ‘2013 서울 통행 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숭례문-한국은행-명동-을지로-청계천-광화문을 잇는 남대문로의 평균속도는 16.6km로, 서울 전체 도로의 일평균 통행속도인 26.4km보다 9.8km나 느리다.
이에 서울시는 대표적 도심교통 혼잡구역인 남대문로와 소공로를 포함하는 6대 교통 혼잡지역을 지정해 교통관리 대책을 강구하고, 해당지역 모니터링을 강화, 교통수요 예측, 교통유발 부담금 징수 등 수요·공급 차원의 다각도 관리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는 오는 2018년까지 관광버스 주차장을 571대에서 927대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기본적인 주차시설도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내면세점이 서울 도심 내에 추가로 생기면 주차난과 교통체증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신규 시내면세점 허가 때 관광버스 주차공간 확보를 판단기준으로 우선 고려해 달라고 건의했다.
따라서 시내면세점 허가를 내주는 관세청에서는 심사평가 요소 중 그 어떤 부분보다 대형버스 주차시설 확보 등 교통체증과 관련된 제반 문제에 대해 세심한 심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