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당·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대표의 역할론에 대해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당 대표로서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신중모드만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김 대표가 유승민 원내대표를 엄호하지 않고 완곡하게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비박계 초선 의원은 “김 대표는 왜 당 대표로 뽑힐 수 있었는지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청와대에 할 말 하겠다는 것 아니었느냐”면서 실망감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정가에선 김 대표의 정치 DNA와 연관 짓는 해석이 나와 관심을 끈다. 윤호석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YS) 계다. YS는 자신에게 도전하는 측근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돼서는 더 했다. 대통령에 대한 반기는 YS계 인사들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YS계 막내였던 김 대표 역시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대해 일정 부분 스스로 한계를 그어놓은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개헌론 발언 파동은 박 대통령을 대하는 김 대표의 스탠스를 잘 나타낸다. 김 대표는 본인이 꺼낸 개헌론 발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불쾌함을 드러내자 즉시 “제 불찰로 생각한다.”,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 등과 같은 표현을 써가며 머리를 숙였다. 김무성 대표계의 한 의원은 “김 대표가 의원이 아닌 ‘대통령 박근혜’를 대할 때 좀 더 어려워하는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