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린 조합 설명회에서는 조합 측이 조합에 문제제기를 하는 반대파 조합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재개발이 추진 중인 서울 청담 삼익아파트.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지난 5일 오후 7시 청담 삼익아파트 지하 강당에서는 재건축 사업승인 정기총회를 위한 조합의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40여 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30분 가량 조합의 설명이 끝난 후 조합 측에서는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조합 집행부에 반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측 참석자가 단상 앞에 나서 조합의 불합리한 재건축 진행 상황에 대해 발언을 했다. 그러자 조합 측에서는 야유를 보내고, 단상으로 몰려나와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는 등 조합원이 말하는 것을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강당 불을 끄더니 ‘설명회 끝났으니 나가라’고 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특히 반대 조합원 모임에서는 이렇게 양 측이 서로 엉켜 몸싸움을 벌이던 과정에서 조합 집행부 간부가 반대 측 A 씨의 양 어깨를 잡더니 무릎으로 급소를 가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파 조합원 모임 측에서는 조합 간부의 폭행 혐의에 대해 경찰에 신고를 했고, 9시쯤 경찰이 청담 삼익아파트에 출동했다.
경찰이 출동했는데도 조합 집행부는 반대 측 조합원들에게 폭언을 계속 했다고 한다. 조합 핵심 간부들이 강당을 나와 삼익아파트 주차장 앞에서 반대 측 조합원들을 향해 “XX 떨지 마라”는 등 소리쳤다는 것이다. 이 모습은 경찰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반대파 조합원 A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합 간부는 사건 직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폭언을 한 핵심 간부들 역시 경찰이 조사를 위해 불러도 이를 무시하고 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반대파의 이러한 폭행·폭언 주장에 대해 조합 집행부 측은 “말도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집행부 측은 “조합에 반대하는 측에서 지난 4일에 이어 5일 조합의 설명회에 참석해 했던 말을 또 하는 등 설명회를 방해했다. 이에 훼방을 놓을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제지하려고 마이크를 두고 옥신각신하던 과정에서 그 사람에게 손을 살짝 댔다. 그러자 그는 그대로 주저앉으며 사람을 때렸다고 말했다. 각본을 짠 헐리우드 액션이라고 생각한다”며 “폭행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조합 핵심 간부의 폭언에 대해서는 “나이 든 핵심 간부가 쓸데없는 말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폭언이냐”고 되물었다.
한편 조합 집행부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받은 반대파 조합원 측에서는 핵심 간부를 비롯해 해당 간부들을 폭행 및 폭언에 따른 모욕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기자와 통화한 경찰 관계자는 “지난 5일 폭행과 관련해 신고를 받고 청담 삼익아파트 출동한 것은 맞다”며 “현재 사건이 강남경찰서에 접수돼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