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장 아무개 교수(오른쪽).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게시판
디지털정당위원회는 새누리당이 대선을 앞두고 꾸린 조직이다. 지난 2012년 장 교수를 포함한 디지털정당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황우여 당시 최고대표위원의 인사말에서 디지털정당위원회에 대한 새누리당의 기대가 잘 드러난다. 황 최고대표위원은 “변화에 늦어지면 당이 시대에 맞지 않는 당으로서 도태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에 디지털정당위원회를 당에서 어느 위원회보다도 가치가 있고, 중요시 하고 있다”며 “여기 오신 분들의 이력을 제가 살펴보니까 정말 한분 한분이 보석과 같이 중요한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들의 힘에 의해서 대선을 좌지우지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려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에 여러분들 것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여러분들 생각을 당에 불어넣어서 완전히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되는 것을 저는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한 장 교수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정책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임명된 것으로도 드러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꾸준하게 당내 활동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최소한의 사과나 입장 정도는 밝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 입장에서도 문제의 인물이 당직을 맡았던 인사였다는 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시 부위원장을 중요한 직책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이 거창해 보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수십만 명에게 명함 파주듯 직책을 나눠줬다”며 “별로 한 일도 없고 2년 전쯤 사실상 활동도 없고 자리도 공석이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도 “장 교수가 새누리당 당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당 전체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서는 장 교수와 새누리당의 연결고리를 지우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홈페이지에서 장 교수의 이름이 담긴 ‘황우여 대표최고위원, 디지털정당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주요내용’이라는 글이 15일 오후 12시쯤 삭제됐다. 장 교수가 새누리당 관련 행사에 참여한 글들도 속속 삭제되고 있다.
현재 SNS 상에서는 장 아무개 교수가 한나라당 자문위원이었던 사실만으로도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장 교수가 새누리당 중앙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중요 직책을 맡았던 사실이 알려졌을 때 더 큰 비난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