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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지원.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연예인의 공식적인 인터뷰가 이뤄지는 가장 흔한 장소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가수), 영화나 드라마 촬영 현장 공개 때(배우)다. 이때 모이는 카메라는 어림잡아 10여 대, 모이는 스태프만 해도 줄잡아 30여 명이다. 지상파 3사의 각종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비롯해 케이블 TV의 연예 프로그램들까지, 공식 인터뷰 장소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기 일쑤다. 남 앞에 공개되는 게 스타 본연의 임무라지만 조용히 편하게 맡은 일을 끝내고 싶은 마음도 사람 심리일 터. 밤샘 촬영에 예민한 스타들은 많은 카메라가 자신을 예의주시하는 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매체당 대략 20여 분의 인터뷰 시간만 잡아도 두 시간이 넘는 인터뷰 시간을 할애해야 하며 수시로 들이대는 6㎜카메라 앞에서 피곤한 티를 낼 수도 없는 일이다.
덕분에 매니저와 카메라 사이에는 쉴 새 없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얼마 전 개봉을 앞둔 한 영화 촬영 현장에선 사전에 매니저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스타와의 인터뷰를 시도하다가 제지당하자 담당 PD와 매니저가 육탄전까지 벌인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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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엽(왼쪽), 김수미 | ||
실제로 코믹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힌 차승원은 “왜 코믹 영화를 고집하느냐”는 질문을 끔찍이 싫어하는데 그 질문이 나올 순간만 되면 본인이 먼저 “됐어, 됐어! 왜 코믹만 고집 하냐고?? 좋아서 그래 좋아서!”라며 위트 있게 선수 치곤 한다.
또 원조 한류 스타 안재욱 역시 한류에 관한 질문에 이골이 난 케이스. “한류 스타로서~”라고 시작되는 질문만 나오면 먼저 고개를 저으며 거부 반응을 보인다. 거의 매일같이 있는 인터뷰 스케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메뉴이다 보니 싫증이 날 만도 할 터. 그런가 하면 얼마 전 결혼에 골인, 행복한 신혼 생활을 누리고 있는 신동엽도 결혼식 당일 기자 회견에서 “첫 키스는 언제했냐”는 나의 질문에 “음~ 식상한 질문 아주 좋아요~”라며 뼈있는 농담을 건넨 바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중견 배우 김수미는 얼마 전 인터뷰에서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 등에 대한 질문은 자제해 달라”면서 “대신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뭐였는지를 물어봐 달라”고 부탁해왔다. 쉬운 질문보다도 오히려 어려운 질문을 요구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반복되는 인터뷰가 고달픈 스타의 모습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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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인영 | ||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신데델라>의 주연을 맡은 도지원에게 <여인천하>에서의 명대사 ‘뭬야’를 부탁했는데 정색을 하며 “이젠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진지하게 거절을 한 일이 있었다. 한번 각인된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법. <야인시대>의 젊은 김두한으로 스타덤에 오른 안재모 또한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터뷰마다 김두한이 되어야 한다. 또한 여성그룹 쥬얼리의 서인영은 유행이 지난 털기 춤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방송 리포터들에게 공식적으로 털기 춤 은퇴(?) 선언을 해야 했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늘어나는 인터뷰 요청, 인터뷰와 같이 연기가 아닌 부수적인 것에 신경 써야 하는 게 싫어 연예계 은퇴까지 고려했다는 양동근의 말처럼 스타들에게 있어 인터뷰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