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0대 총선에는 경찰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다수 출마를 준비 중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람만 5명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연루됐지만 결국 무죄 선고를 받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대구 달서을에서 윤재옥 현 의원과 새누리당 후보 공천을 놓고 ‘투캅스 매치’를 벌일 전망이다. 김 전 청장은 지난 3월 중순 인천지방경찰청 3월 직장교육 강사로 초빙된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사람이 일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충북 제천·단양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기용 전 경찰청장은 최근 택시운전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를 두고 20대 총선을 앞두고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대면 접촉을 넓히려는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철규 전 경기청장은 강원 동해·삼척에서, 서천호 전 경기청장·국가정보원 제2차장은 부산 사하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만희 전 경기청장은 지난 6월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29년여 동안의 공직 경험을 영천 발전을 위해 쏟아 부을 예정이다”며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신명 현 청장을 포함해 총선 후보 하마평에 오르는 6명의 전·현직 경찰 고위 인사들 중 경찰대 출신은 강 청장, 서 전 청장, 이만희 전 청장으로 총 3명이다. 윤 의원도 경찰대 출신이다.
이에 대해 경찰 일각에서는 경찰대 출신들의 지나친 세 확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 출신은 아직도 자기들끼리 위계질서도 강하고 응집력도 정말 대단하다. 경대 출신에게 밉보이면 전국 어디를 가도 승진은 물론 보직도 제대로 받기 힘들다”면서 “경찰을 떠나도 경대 출신은 서로서로 끈끈하다. 국회까지 경대 출신이 장악하게 되면 경찰 안팎에서 경대 출신들이 더욱 득세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