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강비서관실은 새누리당과 언론 등을 접촉했다는 의혹이 있는 행정관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이메일, 문자 내역까지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3명의 행정관이 순차적으로 사표를 내고 퇴직하면서 감찰은 마무리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감찰에 대해서 청와대 안팎에서는 비판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다. 사정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법조인 총리설’은 누구나 예측 가능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총리 후보자가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라고 특종 보도한 곳도 없었다. 따라서 과연 법조인 총리설 때문에 고강도 감찰에다 행정관 3명을 내보냈겠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이정현 최고위원
즉 사실상 리더격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청와대를 나가자 특정실세가 그 자리를 자기 사람으로 채우기 위해 작업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앞서의 관계자는 대선캠프 공보팀에서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사람은 대부분 이 최고위원이 자기 사람이라고 인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항간에 나도는 ‘청와대가 김무성으로 갈아탄 인사를 숙청했다’는 설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행정관 3명이 연이어 사퇴했다는 해당 보도가 나간 뒤에 또 다시 내부 색출 작업에 돌입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하는 짓이 가관이다. 직장인 휴대전화 다 조사해보면 상사 욕 한 번 없는 사람 있겠나”라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언론에 자기 얘기가 나가면 누가 발설했는지 색출하라는 말을 자주했다’며 ‘하여간 영애 의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는데 그 말이 청와대에서도 통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의원실 한 보좌관도 감찰이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좌관은 “위에서 의심만 하고 지속적으로 감찰하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 누가 충성하고 열심히 일하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우병우 민정수석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떤 조직이든 내부 감찰 사실을 얘기하지 않는다”면서 “감찰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