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에서 보는 ‘운이 좋은 사람’이란 ‘뇌가 활성화된 사람’이다. 바꿔 말하면,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요긴한 정보를 선택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뜻한다. 예를 들어 분실물을 찾는 도중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또 다른 분실물을 발견한 적은 없는가. 이런 사람은 운이 좋은 타입이다. 반면 운이 나쁜 사람은 현재 찾는 물건에만 열중한 나머지, 다른 분실물이 옆에 있어도 감지하지 못한다. 즉 행운이 바짝 다가와도 놓치고 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능력은 도파민이나 노르아드레날린과 같은 뇌 신경전달물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뇌의 상태가 활발할 경우 수많은 정보 가운데 긍정적인 요소를 포착하기 쉽지만,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한 사람은 주의력이 떨어지므로 행운을 방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은 충분한 숙면과 적당한 운동을 통해 활성화된다니, 어쩌면 행운을 불러들이는 첫걸음은 건강한 몸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라고 불리는 저명한 뇌과학자 나카노 노부코 박사는 “운을 내편으로 만드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흔히 운이 좋다고 하는 것은 습관을 훈련시킨 결과이며, 이를 위해서 먼저 뇌 자체를 ‘운 좋은 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인간의 뇌는 저마다 개성이 있다. 가령 뇌 속에서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은 안정감을 쉬이 느끼고, 반대로 부족한 사람은 불안감을 갖는 식이다. 물론 안정감이 강하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낙천적인 성향이 짙을 경우 미래에 대한 아무런 준비 없이 행동하기 쉽다. 이에 비해, 불안과 걱정이 많은 사람은 앞을 내다보는 힘이 있기 때문에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닌다.
나카노 박사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뇌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운이 좋은 뇌로 만들 순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현재의 자신을 바꾸려하지 말고, 차라리 지금 자신이 가진 특성을 잘 살리라”는 조언이다. 행운과 불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다만, 운이 좋은 사람은 운을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날 뿐. 동시에 그들은 불운을 막는 행동과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렇다면 ‘운을 내편으로 만드는 습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
그 첫 번째는 바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것이다. 남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확실히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뇌에는 쾌감을 느낄 때 작용하는 보수회로라는 것이 있는데, 자신에게 기분 좋은 행동을 할 경우 활발해진다. 특히 보수회로가 항상 ‘유쾌한’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은 이상과 실제의 자신이 일치하는 사람. 즉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일수록 마음의 여유가 생겨 행운을 더 쉽게 잡을 수 있다.
게다가 “나는 운이 좋다”라고 소리 내어 말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마음속으로 ‘럭키’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 “나는 운이 좋아!”라고 말한다면 훨씬 많은 감각기관이 작용해, 기억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신을 홀대하는 사람은 절대 운이 따르지 않는다. “나는 안 돼”라고 몰아붙이는 사람, 남들과 의견이 대립할 때 조건 없이 물러서는 사람 등은 요주의다. 따라서 남을 의심할 줄 모르고, 다른 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은 “착하다”는 평가를 받을지 몰라도, 의외로 운이 나쁜 사람 축에 속한다.
이에 대해 나카노 박사는 “의견충돌 시 꼬리를 내리면 편하지만 그것은 뇌의 사용법에 있어서 좋지 않은 습관이다. 결국 스스로 아무것도 정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행운이 다가와도 눈치 채지 못하며, 설령 알았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뺏기기 일쑤”라고 설명했다.
또 운이 좋아지는 두 번째 습관은 ‘불안을 느낄 때 도망치지 말고, 제대로 마주하라’는 것이다. 심리학에 ‘노력 역전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실패하지 않도록 하자’라고 무리하면 할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패하지 않도록’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자꾸 그 방향으로 몰아가니, 긴장한 나머지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구조사에서도 “적당한 불안감을 느끼는 쪽이 본래의 실력을 발휘한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세 번째는 운이 좋은 사람과 어울리라는 것이다. ‘절친’으로 삼으면 더더욱 좋다. 우리 뇌의 전두부에는 ‘거울신경’이라는 신경다발이 있는데, 이로 인해 우리는 웃는 얼굴을 보면 따라 웃게 된다. 만일 곁에 성공한 사람, 혹은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이가 있다면 소지품이나 말투, 좋아하는 음식 등 무엇이라도 좋으니 흉내내보자. 그 사람의 행동패턴을 닮아가는 중에 뇌의 회로도 비슷해져가 ‘이럴 땐 이런 결정을 내리겠지’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 다시 말해 행운을 놓치는 일이 없게 된다.
끝으로 운이 좋은 사람은 뚜렷한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이뤄진 순간을 머릿속에 그려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행복까지 포함된 긍정적인 바람이야말로 행운을 불러들이는 최고의 습관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