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 사진제공=LG 트윈스
LG는 전반기에만 38승1무48패, 승률 0.442로 리그 9위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광주에서 열린 KIA전에서 1-15로 패한 후 양상문 감독은 “전반기, 전체적으로 부끄러웠다. 항상 홈과 원정에서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의 목소리를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있다. 후반기에 달라진 모습으로 준비 잘 하겠다”라고 말했지만, LG 팬들은 야구 커뮤니티를 통해 양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종운 감독.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
프로 감독 1년차인 이종운 감독도 다사다난했던 전반기를 경험했다. 롯데의 전반기 성적은 39승46패, 승률 0.459로 리그 8위다. 이 감독은 전반기에 여러 가지의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것을 계기로 선수와 팀을 하나로 묶어 다시 정비하겠다”고 말했지만 이 또한 롯데 팬들한테는 공허한 목소리로 전달되는 상황이다.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는 최고의 입담과 분석력을 내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양상문 감독. 경남고 감독 시절 최고의 아마추어 지도자로 손꼽혔던 이종운 감독. 아쉬움 없이 하고 싶은 말 하며 살았던 그들에게 프로의 현실은 냉정했고 처참했다.
신생팀 kt 위즈가 전반기 리그 10위를 차지한 것은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결과이지만, LG와 롯데의 전반기 성적이 각각 9위, 8위에 오른 데 대해선 야구 전문가들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성적이라고 말한다. A 해설위원은 이렇게 쓴소리를 날렸다.
“성적이 좋지 않은 팀에선 선수들 부상으로 선수가 없다고 말하는데, 다른 팀도 부상당한 선수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없는 살림으로 꾸역꾸역 성적을 올린 한화가 44승40패, 승률 0.524로 리그 5위를 기록한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력 있는 감독들은 누구 탓을 하지 않는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B 해설위원은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더욱 다양한 변수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전반기 마지막을 한화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장식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감독이 좀 더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며 선수단을 이끌어갔으면 좋겠다. 그래야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돌발 변수에 대응할 수 있지 않겠나. 이종운 감독에 대한 평가는 후반기에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전반기는 초보 감독이라는 이유, 예상치 못한 트레이드, 선수들 부상 등 이런저런 이유들이 존재했지만, 후반기에는 더 이상 그런 이유들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는 17일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종전 염종석 투수코치를 3군(드림팀)으로 보내고, 주형광 코치를 1군 투수코치에 임명했다. 또 수비코치에 서한규, 1루 주루코치에 김대익 코치가 1군에 이름을 올렸다. LG와 롯데가 전반기의 오명을 벗고 후반기에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