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자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종착점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화려하지 않지만 동양 속 유럽을 느낄 수 있어 최근 매력적인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를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크루즈훼리를 타고 가는 것이다.
크루즈훼리 여행은 의외로 일반 패키지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장점은 버스나 기차를 타지 않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고, 이동하는 동안 배 안에서 먹고, 놀고, 잠을 잘 수 있으니 길에서 시간 버릴 일이 없다. 또한 비행기를 탈 때와는 다르게 짐을 붙이고 다시 찾는 번거로운 절차도 생략할 수 있다.
러시아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한국-러시아 무비자 협정을 통해 여행절차가 간편해졌고 최근 러시아에 대한 여행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여행박사가 최저가 53만9천원부터 떠날 수 있는 블라디보스톡 4박5일 DBS크루즈훼리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같은 일정에 항공편을 이용하면 80~90만원을 웃도는 상품이다.
오는 7월 마지막 주부터 11월까지 매주 일요일 DBS크루즈훼리 이스턴드림호가 동해항 여객 터미널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출항할 예정이다. 이번 러시아 여행을 책임질 1만3000톤 규모의 이스턴드림호에 발을 딛는 순간 색다른 여행이 펼쳐진다. 한국 국적의 이스턴드림호는 전체 길이 140m, 폭 20m의 대형 크루즈훼리다. 이 안에서 서비스하는 승무원만 50명 이상이고, 530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선내에는 레스토랑, 사우나, 편의점, 나이트클럽, 바, 노래방, 면세점 등 다채로운 시설이 갖춰져 있다. 전문 요리사가 직접 요리하는 한∙중∙일 음식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으며, 러시아 전통 음식인 꼬치구이 샤실릭과 보드카를 즐기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알토란 같은 일정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개선문과 2차 대전 당시 실제 사용했던 잠수함이 있는 잠수함 박물관, 독립운동의 출발지였던 우수리스크 고려인 역사 박물관을 가이드의 해박한 설명과 함께 둘러보면 러시아의 역사가 눈 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다. 유럽으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탑승하는 기회도 누릴 수 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우골나야 구간까지 100km를 이동하는데, 이때 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무르 만의 풍경이 일품이다. 과거 군사적 요충지였던 지상요새는 이제는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할 수 있어 여행객들의 기념사진 촬영지로 변모했다.
이동로기자 ilyo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