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A 씨는 지인들로부터 깜짝 놀랄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모습이 그해 머드축제 포스터에 실려 지하철 1호선에 떡하니 붙어 있다는 것이었다. 해당 포스터에는 그가 과거 머드축제에 놀러갔을 때 얼굴에 진흙을 바르고 누군가의 어깨 위에서 목마를 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후 A 씨는 보령시와 머드축제 조직위원회, 해당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 해당 포스터를 자료사진으로 보도한 언론사 등을 상대로 2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간 소송에서 보령시와 축제 조직위, 사진작가로부터 총 3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사진 사용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지 않았고, A 씨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정신적 고통을 입은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A 씨가 언론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재판에서 “포스터에 진흙을 바른 채로 다른 사람에게 목마를 탄 모습을 담겨 있어 품행이 바르지 못한 여자라는 이미지를 갖게 할 위험이 있다”며 언론사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조직위처럼 포스터의 제작·편집·수정에 관여한 것이 아닌 단순 보도한 것에 불과한 언론사에는 초상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임수 기자 ims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