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베이비’ 밴드.
‘레이디 비어드’라고 불리면서 일본과 홍콩에서 스타로 떠오른 호주 출신의 리처드 매거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털복숭이 팔다리가 그대로 드러나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머리는 양갈래로 묶은 채 온갖 애교를 부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 끔찍할 정도. 그런데도 현재 ‘레이디 비어드’는 일본 여성들, 특히 18~20세의 젊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가 이렇게 여고생 분장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홍콩 무술학교에 입학한 후 레슬링을 배우면서부터였다. 처음에는 스턴트 배우로 일했던 그가 첫 번째 레슬링 시합에서 노출이 심한 롤리타 복장을 하고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채 시합에 출전하면서 운명은 시작됐다.
당시 덥수룩한 수염과 털이 난 팔다리를 그대로 드러낸 채 레슬링을 하는 금발의 서양 남자를 본 홍콩 관중들 사이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곧 ‘레이디 비어드’라는 별명을 얻게 된 그는 하룻밤 새 홍콩 전역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던 중 홍콩의 팬들로부터 “일본으로 가야 한다. 일본 사람들도 분명 좋아할 거다”라는 충고를 종종 들었던 그는 결국 이 조언을 받아들여 일본으로 향했다. 그리고 홍콩 팬들의 예언대로 일본 열도 역시 곧 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현재 일본 전역을 돌면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17세, 14세 두 명의 10대 소녀들과 함께 J-팝과 헤비메탈을 결합한 ‘레이디 베이비’라는 밴드도 결성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