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기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현재 21세로 기승 한계중량은 49kg다. 50조 소속으로 박재우 조교사의 지휘를 받고 있다. 7월 24일 현재 경주로에 선을 보인 지 2주가 지났는데 벌써 2승을 올리는 등 발군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 당돌한 신예의 보름간의 성적은 13전 2/2/3/1/1이다. 승률은 15.4%, 복승률은 30.8%, 연승률은 53.8%로 신인기수의 성적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13전 동안 무려 7번이나 3위 이내에 들어 요즘 경마팬들이 선호하는 삼복승 베팅에선 절반의 이상의 성공률을 보여 인기기수로 떠오를 잠재력도 보였다.
이현종 기수가 입상한 경주의 주행습성을 보면 크게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까지 선행으로 2회, 선입으로 4회, 추입으로 1회 입상했는데, 경주마에 주행습성에 따라 과감하면서도 확실하게 말몰이를 했다는 평가다. 입상한 경주만 하나 하나 짚어보자.
19일 8경주. 인기 5위마 10번 선샷에 기승한 이 기수는 출발을 잘 했고, 인코스에서 빠른 말이 치고나오자 무리하게 경합을 하지 않고 차분하게 선입으로 몰았다. 그동안 선행으로만 4회 입상했던 선샷이라 대부분 입상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한 그 순간 이 기수는 강하게 몰아붙이며 2위까지 차지했다. 감량 이점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꼬마기수의 말몰이치고는 너무도 다부졌다.
7경주에선 한 달 전 1200미터에서 선행 가서 덜미를 잡힌 11번 슈퍼가디언에 기승했다. 이 경주에선 확실한 선행작전을 구사했다. 어설프게 몰지 않고 과감하게 밀어 선행을 나섰고 거리를 벌린 뒤에 감량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버티는 작전을 편 끝에 무려 5마신이나 이겼다. 1200미터에서 덜미를 잡혔던 말이 1400에서 상대마들을 여유있게 따돌린 것이다.
슈퍼가디언에 기승한 이현종 기수가 선행작전을 펼쳐 우승하는 모습(왼쪽)과 배다리대왕에 기승한 이용호 기수가 추입작전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하는 모습.
1경주는 보다 극적이었다. 인기 7위마 5번 러시러닝에 기승한 이현종은 후미에서 따라갈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깨고 처음부터 선행권으로 출발을 했고 이후 조금 밀려 3위권에서 4코너를 통과했지만 이후 강하게 말을 몰아내면서 2위까지 다시 올라오는 저력을 보였다.
이현종의 장점은 스타트와 막판 추진력, 그리고 과감한 작전 수행능력이다. 현장에서 만난 경마 전문가들은 “요리조리 재면서 노련한 기수 흉내를 내는 신인기수들을 볼 때마다 많이 답답했는데, 이현종 기수의 말몰이를 보면 가슴이 다 뚫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용호 기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만 18세로 부경 13조 강병은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했고 한계 기승중량은 50kg이다. 데뷔할 때는 서울의 새별인 이찬호 기수의 동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단 몇 주 만에 ‘형보다 더 낫지 않나’ 하는 기대감을 가질 정도로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7월 23일 현재 29전 5/4/1/4/2의 기록을 보이고 있는데 벌써 5승이나 한 부분이 눈에 띈다.
앞서의 이현종 기수도 신인으로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했지만 이용호 기수 또한 아직까지는 큰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종반에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채찍은 기존의 능력있는 선배기수들 못지 않다. 작전전개 또한 선행이면 선행, 추입이면 추입으로 경주마의 주행습성에 잘 맞춰서 타고 있을 만큼 자유자재다.
좋은 성적을 올리자 기승기회도 부쩍 늘고 있다. 이용호의 지난 경주를 한번 살펴보자.
먼저 지난 19일 4경주. 이 경주에서 이용호는 인기 1위마를 타고 2위를 했다. 최근의 부경이 선행, 선입마에 절대 유리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발이 느린 추입마를 타고 2위를 차지한 것은 나쁜 성적이 아니다.
같은 날 2경주. 배다리대왕에 기승한 이용호는 1번 게이트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초반에 발빠르게 나서며 강하게 밀어붙여 2선 안쪽 자리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이 ‘꽃자리’라고 하는 그 위치에서 따라가다 막판에 선행가던 인기 1위마 한라의돌풍을 반 마신 차이로 이기는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이틀 전 금요경마에서도 안정적인 능력을 선보였다. 10경주에선 지봉승리를 타고 막판 추격전으로 우승을 했고, 8경주에선 에이스드림을 타고 우승했다. 특히 이 경주는 안쪽 게이트의 에이스명운과 선행경합을 하다 외곽이라 선행을 양보하고 따라갔다. 이런 경우 보통은 선행에서 밀린 말이 앞서가는 말을 다시 이기기는 어려운 법인데 이용호는 결승에서 재추진해서 에이스명운을 1과 4분의3마신이나 이겼다.
지난 12일 3경주에선 인기 7위마 금포프린스에 기승해 이변을 일으켰다. 이용호는 선입권에서 곱게 따라가다 3코너 지날 무렵 치고나가며 먼저 달리던 선행마를 압박해 뒤로 밀어내고 그대로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주로가 불량해 뒤에서는 앞선을 따라잡기기 힘들다고 판단, 조금 일찍 스퍼트를 한 셈인데 그대로 적중했던 것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