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씨는 지난 1997년 8월 6일 발생한 대한항공 보잉747기 괌 추락사고 당시 유가족대책위원장을 맡았으며, 당시 대한항공 간부에게 돈을 받아 구속된 인물이었다.
괌 추락사고는 탑승자 2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염 씨는 그 사고로 아버지와 여동생을 잃었다. 염 씨는 같은해 9월 6일 사고발생 한 달만에 발족한 유가족대책위원회에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세 달이 지나기도 전인 같은해 12월 괌사고 유족 43명은 염 씨 등 위원회 간부들과 대한항공 심 아무개 부사장 등을 각각 배임수재와 배임증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당시 고소인들은 “염 씨 등이 대한항공에서 돈을 받아 서울시내 고급호텔을 전전하면서 호화생활을 즐겼고, 폭력배를 동원해 유가족들을 협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염 씨 등 간부 3명은 대한항공과 괌사고 유가족 대책문제를 협의하면서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 있던 합동분향소를 대한항공 연수원으로 옮기는 협상과정 등에서 대한항공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심 부사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총 2억 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998년 4월 구속돼 유죄를 선고받았다.
염 씨 등에 금품을 제공한 심 부사장은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나, 이후 대한항공 총괄사장을 거쳐 부회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염 씨가 대한항공이나 한진그룹 관계자들과 계속 연락을 이어왔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염 씨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서울 남부구치소에 있을 때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한진렌터카 정비용역 사업을 수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24일 염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한진 임원 서 아무개 씨의 사무실 역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진그룹 고위층 어느 선까지 염 씨를 통한 청탁시도에 연루됐는지, 실제 구치소 관계자들에게 청탁을 하고 금품을 건넸는지 수사 중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