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분양업체 특혜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출석한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29일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에 나타난 박기춘 의원은 “국민과 선배 남양주 시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본인 관리를 못했다”라고 했다. 이어 “받은 금품을 왜 돌려줬나”, “대가성은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까 한 대답으로 대신 하겠다. 검찰 조사에서 말하겠다”라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 의원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배종혁)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은 박 의원의 불법 금품 수수 의혹이다. 박 의원은 분양업체 I 사 대표 김 아무개 씨에게 명품시계와 명품가방 등 수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I 사 대표 김 씨는 하청업체들과 거래하며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바 있다. 검찰은 I 사의 특혜 의혹을 수사하며 박 의원의 비리 의혹을 포착했다. 현재 구속 기소된 김 씨는 검찰조사에서 자신이 박 의원 친동생과 2억 5000만 원 상당의 금품거래를 하고, 박 의원에게 2억 원 안팎의 현금과 고가의 시계 등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박 의원이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달 초에 분양업체 I 사 대표 김 씨에게 청탁 등 명목으로 받은 명품시계 7점, 명품가방 2개를 다시 돌려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박 의원을 조사하면서 그가 불법적인 금품을 받았는지, 받은 금품의 성격은 어떤 것인지를 조사해 정치자금법 위반 또는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