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정치연합은 당 이미지를 전면 쇄신할 ‘구원 투수’로 손혜원 홍보위원장을 영입한 이후 이와 같은 ‘셀프디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 박지원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에 이어 네 번째다.
이번에 공개된 이종걸 편은 ‘할아버지 성함 석자 앞에 언제나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이종걸 원내대표 조부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디스글 도입부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조국의 광복을 맞은 이시영 선생을 포함해 할아버지의 형제는 모두 여섯이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디스가 아닌 가족 소개다.
다음 문단은 더 구체적인 소개가 담겼다. 이어 “대의가 있는 곳에서 죽을지언정 왜적 치하에서 목숨을 구걸할 수는 없다고 하셨던 할아버지들”이라며 “부끄럽게도 제게는 그런 용기와 자신감이 부족합니다”라고 밝힌다. 디스가 아닌 자기 성찰이다.
이어 글은 “우리 당이 어려운데 제 한 몸 던져서 뭐라도 해야 하지만 망가질까 두렵고 주변 시선도 신경쓰입니다”라고 자조적으로 읊조린다. 본격 디스가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하지만 글은 “부쩍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는 요즘, 할아버지 흉내라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끝맺는다. 전체적으로 디스를 가장한 할아버지 자랑처럼 전해진다.
SNS에서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어느 부분이 디스라는 거죠?” “셀프디스가 아닌 셀프자랑” “일기는 일기장에” “새정치연합은 쇼미더머니도 안 보나” “노잼 유스트레스” “박근령 정도 되어야 진정한 디스라고 할 수 있지 않나” “디스를 외주로, 나한테 맡겨보지 않을래? 사이다와 같은 시원한 디스를 선물할게”와 같은 반응이 나왔다.
앞서 공개된 이재명 성남시장 셀프디스 캠페인 역시 총체적 난국이었다. “총선에 안 나가고 성남시민만 챙기겠다.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식으로 한 유력 일간지에서도 “셀프 자랑으로 변질됐다”며 비판의 글을 실었다. 홍보의 관점에서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