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혁신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한 모습. 박은숙 기자
특히 혁신위가 민심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는 의원 증원 문제를 꺼내면서 논란은 확산일로다. 야심차게 출범한 혁신위가 당 분란의 진원지로 전락한 것이다. 여기에 야권발 정계개편의 핵심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8월 신당 로드맵 구상을 밝힘에 따라 내홍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친노계와 비노계, 그리고 ‘김상곤 혁신위’가 각자도생하고 있다”며 “비노계는 친노계와 ‘김상곤 혁신위’의 밀약설을, 친노계는 ‘김상곤 혁신위’의 튀는 행보를 꼬집으면서 당이 콩가루 집안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상곤 혁신위’가 당 내부와 상의 없이 메가톤급 이슈를 던지면서 여론전에서 새누리당에 밀리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 그랬다. 당내 갈등의 정점은 ‘김상곤 혁신위’가 의원 정수 확대를 제안하면서 찍었다. 혁신위 측은 지역구 의원 246명과 비례대표 123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 개편안을 제안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39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파장이 일자 문재인 대표는 “의원정수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뒤 혁신위가 반대를 천명한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해선 “여야 공동 토론회를 개최하자”고 응수했다. 당 한 관계자는 “당 자체 혁신안도 다 의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관인 의제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비노계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안철수 의원은 “선거제도를 먼저 바꾸고 성과를 낸 이후에 국회의원 수를 논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날을 세웠다. 조경태 의원도 문 대표를 향해 “더 이상 공천권에 연연하지 말고 즉각 당 대표에서 물러나라”며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면 문 대표부터 모범을 보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조 의원은 최고위원까지 하신 분이다. 당이 이런 사태로 온 데 책임이 있다. 그런 발언은 경망스럽다”고 맞받아쳤다. 대의원과 당원 333명은 당 윤리심판원에 조 의원을 회부하는 청원을 냈다.
당원들의 탈당 러시는 한층 빨라졌다. 앞서 호남 당직자 출신 100여 명이 탈당한 데 이어 영남 당원 115명도 새정치연합의 옛 이름이기도 한 민주당 입당을 전격 선언했다. 천정배 8월 신당설이 구체화될 경우 제1야당의 원심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국민중심 정치시대’다. 지금 민심 현주소는 국회의원 아무리 줄여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이 국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의원 증원 등이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진 사안인지 금방 판명 난다. 문 대표를 비롯해 친노계와 비노계, 김상곤 혁신위의 아마추어리즘이 빚은 촌극”이라고 꼬집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