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 코엑스몰 상인들의 임대료 현실화 촉구 퍼포먼스. 연합뉴스
먼저 리모델링 결과를 두고 상인회에선 불만이 팽배하다. 상인회는 새롭게 개장한 코엑스몰이 온통 하얀색으로 둘러 싸여 있어 고객이 길을 못 찾는 실패한 리모델링이라는 반응이다. 김명락 상인회 회장은 “동선이 복잡한 데다 색깔이 전부 흰색 일색이라 고객들이 목적지를 찾을 수 없다”며 “특히 리모델링 이전 코엑스는 주 고객층인 10대와 20대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저렴한 먹을거리 가게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식당이 없다. 한 끼 식사에 최소 7000원 정도는 필요해 젊은 층이 오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반면 코엑스몰 측은 세계 최고의 설계회사가 맡아 최고의 디자인을 추구했다는 입장이다. 코엑스몰 관계자는 “최고의 설계회사인 미국 ‘겐슬러’가 맡아 디자인했다”며 “다만 처음의 의도와 달리 고객이 헤매는 경향이 있는 만큼 보완 공사를 통해 문제점을 수정할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상인회는 리모델링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 임대 수수료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최정웅 상인회 상근부회장은 “식당을 하고 있는데 임대 수수료도 지나치게 높은데다 관리비, 잔반처리비 등 모든 제반 비용이 비싸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 특히 입점 상인의 매출이 아무리 적어도 매출액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임대료로 지급해야 하는 최소보장임대료가 너무 높아 죽을 지경이다”라고 말했다.
코엑스몰 측은 최소보장 임대료는 일반적인 대형쇼핑몰 운영방식인 데다 높은 임대수수료는 입점한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했을 때 자발적으로 써낸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코엑스몰 관계자는 “현재의 임대 수수료는 무역협회가 정한 것이 아니라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써낸 금액”이라면서 “이미 계약한 내용을 두고 비싸서 못 내겠다고 한다면 입찰 당시에 차순위 입찰자에게 넘겼어야 하거나 지금이라도 계약을 포기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다음 입점자가 올 때까지 무조건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 몇몇 대형 쇼핑몰에 비하면 코엑스는 한 달 치 임대료만 내면 퇴점할 수 있다”며 “또한 최근 어려워하는 형편의 소상공인을 위해 내년에 다시 임대 수수료 재협상을 하겠다는 공문까지 보낸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상인회 측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인회 임원진들은 “당장 한 달, 한 달이 숨이 막힐 정도로 힘들다. 내년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무역협회는 힘들면 퇴점하라는 식이지만 인테리어 공사에만 몇 억씩 들인 가게를 쉽게 포기할 수 있겠냐”고 입을 모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