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걸 다 파는 남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하찮은 돌멩이를 마치 애완 동물인 양 애지중지 키운다면 어떨까. 다소 황당한 이런 아이디어로 대박을 친 남자가 있다.
올해 초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미 캘리포니아의 개리 로스 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비록 그는 떠났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그를 ‘애완 돌멩이’ 개발자로 영원히 기억하고 있다.
70년대 ‘애완 돌멩이’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달은 기발한 두뇌를 소유한 세일즈맨이었다. 그가 돌멩이를 애완동물처럼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동네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사람들과 함께 애완동물에 대해서 떠들던 그는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겪는 고충에 대해 털어놓는 것을 들었다. 가령 제때 먹이를 주는 게 얼마나 귀찮은지, 산책을 시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산책 후에는 목욕을 시키는 건 또 얼마나 번거로운지 등에 대한 잡담이었다.
이런 불만을 듣고 있던 그에게 갑자기 영감이 하나 떠올랐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 역시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그런 고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그는 “나는 애완 돌멩이를 키우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의 농담에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재미있어하자 그는 곧 돌멩이 판매를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로 작정했다.
먼저 건축자재 가게에서 멕시코 해안가의 매끄러운 돌멩이 한 상자를 구입한 그는 돌멩이를 하나씩 그럴싸하게 잘 포장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돌멩이가 숨을 쉴 수 있는 작은 구멍이 뚫린 마분지 선물상자가 완성됐다. 상자 안에는 돌멩이를 다루는 법에 대한 안내서도 첨부했다. 가령 “돌멩이를 처음 상자에서 꺼내면 흥분한 것처럼 보일 거예요. 먼저 오래된 신문지 위에 조심히 올려두세요. 그럼 당신이 움직이기 전까지 얌전히 신문지 위에 앉아있을 겁니다”라는 식이었다.
‘애완 돌멩이’는 곧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 이유에 대서 달은 “당시는 베트남전이 끝나고 워터게이트가 막 터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계속해서 나쁜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애완 돌멩이’가 사람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웃음을 원했고 미디어는 이런 점을 잘 포착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몇 개월 만에 돌멩이는 150만 개 이상 팔려나갔고 그는 돈방석에 앉았다. 하지만 이런 흥행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곧 여기저기서 경쟁자들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너무 단순했던 게 문제였다. 너도 나도 상자 안에 돌멩이를 담아서 팔기 시작했으며, 보다 진화된 다양한 스타일의 ‘애완 돌멩이’들도 등장했다. 점차 그의 사업은 퇴보하기 시작했으며, 70년대 말 결국 그는 파산하고 말았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