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페이스북 화면
박지원 의원은 지난 5일 오전 1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혜원! 저는 그분을 좋아하고 소위 필이 꽂혔습니다”라며 “점심식사를 포함 세 차례 만났고 (중략) 그분은 역시 프로답게 당당하게 간결하면서도 알기 쉽게 대화를 이끌고 불필요한 군살을 부치지 않는 말솜씨에 제가 압도당했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칭찬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이어진 글부터 포인트가 조금씩 빗겨가기 시작했다. 박 의원은 손 위원장에 대해 “브랜드 네이밍으로 돈도 많이 벌었지만 지금은 무수입자”라고 소개하며 “나전칠기에 매료돼 (중략) 70억원 구매하여 소유한 빌딩에 개인 박물관을 소유하고 계십니다”라고 밝혔다. 압권은 “차고있는 시계가 7천만원 짜리. 시계 콜렉터로 30여개 가지고 있다니 20억원?”이라는 부분이었다.
이어 박 의원은 “저는 손 위원장은 문빠다라고 생각했다”면서 “세상이 변했으니 문재인을 도우라고 하시네요. 저는 문재인이 바껴야 한다고 주장하니 실망스런 표정으로 꼭 두분이 손잡으라 강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겸연쩍은 듯 “저는 손혜원 위원장을 좋아하고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손 위원장님! 제글이 잘못이라도 어차피 알려지니 그냥 이해하세요”라고 끝마쳤다.
이 같은 글을 본 SNS 이용자들은 “박지원 디스 한 번 제대로 했네” “박지원 유치하다” “본인 아닌 문재인 좋아한다니까 복수한 듯” “술 먹고 ‘광주 개새끼’라고 트위터에 글 썼을 때 SNS 그만뒀어야” “7000만원짜리 시계 부러웠나. 나는 저축은행에서 받았다는 8000만원이 더 부럽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의 SNS 저격에 손 위원장은 이날 한 매체에 “박지원 의원과 식사를 했고, 문재인 대표의 부족한 점 등을 이야기하시길래 선배로서 껴안아 주시라고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문빠’라고 지목된 것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 나는 그런 논란과 상관없이 내가 할일이 있는 사람”이라고 넘겼다.
한편, 박 의원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총 8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12년 재판에 넘겨졌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2008년 임석 당시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선거자금 2000만원을, 2010년 6월 오문철 당시 보해저축은행 대표에게서 검찰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3000만 원, 2011년 3월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에게서 금융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항소심은 이중 오문철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임수 기자 imsu@